(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한때 세계 최고의 채권 매니저라고 불렸던 빌 그로스의 명성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리뷰 등에 따르면 '채권왕' 그로스의 투자 펀드 자산이 10억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계속되는 실적 난조 속에 고객 자금의 인출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현재 남아 있는 자산 가운데서도 외부 고객 자산은 절반에 불과하며, 나머지 절반(51.6%)은 그로스 자신의 재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로스는 지난 2014년까지 핌코에서 세계 최대 큰 손으로, 3천억 달러가량의 채권 펀드를 운용했다. 이후 새 직장 야누스 헨더슨으로 옮겼지만, 야누스 헨더슨도 그룹 전체적으로 대규모 자금 유출을 겪고 있다.

그가 운용 중인 야누스 헨더슨 글로벌 무제한 채권 펀드의 자산 규모는 9억5천만 달러다.

시장의 관심은 그를 헨더슨으로 영입한 리차드 웨일 CEO에게도 쏠린다.

리소스 매니지먼트의 랜디 웨스체 CEO는 "(야누스 헨더슨의) 실패는 웨일과 그로스 모두의 잘못"이라며 "훌륭한 경영진과 지도부는 슬픈 현실로 다가온 추락과 투자자의 자금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무제한 채권 펀드는 지난해 2월에만 해도 자산이 22억 달러에 달했다. 이 펀드는 그 뒤로 경쟁사 대비 성과가 부진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이 펀드는 작년 3.9%의 손실을 냈다. 경쟁 그룹의 하락률 1.2%에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런 성과 부진은 미국 국채와 독일 국채의 스프레드 축소에 베팅한 그로스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무제한 채권 펀드는 지난 10개월간 총 11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웨일 CEO는 지난 8월 그로스의 실책을 인정했다.

그는 "그로스가 올해 나쁜 베팅을 했다"며 "그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이런 근본적인 견해에 대한 신념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매우 잘못 됐다"고 말했다.

웨일 CEO는 "이에 대해 그로스도 책임이 있고, 우리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