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러시아가 외환보유액 확충을 위해 9개월 만에 외환 매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이날 오는 1월 15일부터 2월 6일까지 외화 매입에 2천570억 루블(38억 달러)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루 약 2억3천200만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다.

재무부 발표에도 달러-루블 환율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러시아 정부는 원유시장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웃도는 수준에서 벌어들인 원유 판매 수익금은 법적으로 외환보유액으로 예치한다.

작년 4월 미국의 제재와 신흥시장 통화 가치 하락으로 루블화 가치가 동반 급락하자 러시아는 환율 안정을 위해 공개시장에서 외화를 매입하던 조치를 중단했다.

외화 매입은 루블화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부를 대신해 외화를 매입하는 러시아 중앙은행은 외화 매입 재개는 환율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점진적으로 조금씩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루블화 가치는 작년 달러화에 대해 거의 25%가량 하락했고,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의 외환시장 재진입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로 촉발된 러시아의 경제적 타격이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당국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 업체 루살에 대해 30일 이내에 제재를 해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전날 작년에 1천억 달러가량을 유로나 엔, 위안화로 바꿔 달러 보유액은 역대 최저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작년 6월 말 기준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4천600억 달러 중에서 달러화 비중은 22%로, 전년의 46%에서 크게 낮아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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