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 경기 둔화 및 기업 실적 부진 우려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글로벌 경제성장이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화와 뉴욕 유가는 중국 경제둔화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앞서 아시아 시장에서 발표된 중국의 작년 12월 수출입 지표가 크게 악화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부추겼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는 작년 12월 달러화 기준 수출이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2.5% 증가를 밑도는 수치다. 수출 감소 폭은 2년 만에 가장 컸다.

12월 수입은 전년 대비 7.6% 감소해 역시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수입 감소 폭은 2016년 7월 이후 가장 크다.

미국에서는 씨티그룹을 시작으로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 시작됐다.

씨티는 순이익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매출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심리를 개선하지 못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최장 기록을 갈아치우며 장기화하고 있는 점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이란 낙관적 견해를 이어갔지만, 기존 발언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오는 15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인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앞두고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합의안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영국 보수당 내의 EU 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가 테레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ERG 소속 의원이 해당 보도를 전격 반박했다.

이날은 주요 지표 발표가 없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큰 인내심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6.11포인트(0.36%) 하락한 23,909.8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65포인트(0.53%) 내린 2,582.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5.56포인트(0.94%) 하락한 6,905.92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주요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했다.

미국의 관세부과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무역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실적 둔화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씨티그룹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매출은 예상보다 부진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줄었다. 특히 금융시장의 큰 변동성 탓에 채권 관련 매출이 부진했다.

다만 씨티그룹의 마이클 코뱃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우리 사업에 대한 내부의 생각과 외부의 우려에 괴리가 있다"면서 "심각한 경기 둔화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큰 위험은 펀더멘털이 그렇지 않음에도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는 자기실현적 예언이라면서,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씨티그룹을 시작으로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한다.

앞서 애플이 분기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주요 기업의 실적둔화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CFRA는 S&P 500 기업의 4분기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12.6%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0%를 넘었던 앞선 분기보다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3%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정부 부분폐쇄(셧다운)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우며 길어지는 점도 부담이다.

S&P는 지난주 셧다운이 2주 더 이어지면 경제적 비용이 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는 등 장기화하는 셧다운이 실제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트위터와 인터뷰 등을 통해 국경장벽은 건설돼야 한다면서, 셧다운이 민주당 탓이라는 주장을 거듭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중국과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 발언을 재차 내놓은 점은 주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다만 반복된 발언인 만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못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씨티그룹 주가가 장 초반 하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해 4% 올라 마감했다. 코뱃 CEO의 긍정적인 컨퍼런스콜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에 따른 막대한 배상 비용 탓에 파산보호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힌 PG&E 주가가 52% 폭락했다.

업종별로는 0.73% 오른 금융주를 제외하고 전 업종이 내렸다. PG&E 폭락으로 유틸리티가 2.23% 내렸고, 기술주는 0.92%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US뱅크 웰쓰 매니지먼트의 에릭 웨간드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침체가 가까웠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84% 상승한 19.0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9bp 상승한 2.710%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5bp 상승한 3.061%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최고치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0bp 떨어진 2.537%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장보다 15.4bp에서 이날 17.3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 무역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뒤 장 초반 미 국채시장은 글로벌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다시 사로잡혔다. 미 국채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커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6%대로 후퇴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과 빠르게 식고 있는 글로벌 경제 성장 때문에 중국 수출이 타격을 입었다. 뉴욕증시도 하락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마이클 람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지표를 통해 미국 관세가 중국 수출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는 점을 볼 수 있었다"며 "향후 몇 달 앞서의 주문이 취소되는 등 더 심각한 불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관세부과를 앞두고 수출이 일시적으로 급감했다는 분석도 나왔고, 뉴욕증시도 저점에서 탈피해 낙폭을 점차 줄이면서 안전피난처로의 투자자 이동이 줄었다. 장기물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 약화, 온건한 인플레이션, 최장기 미 연방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 등으로 미 국채 값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거래일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잠잠한 인플레이션이 확인됐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웨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성장에 대한 더 비관적인 전망과 CPI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미 국채시장에는 긍정적인 펀더멘털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뉴라이프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로리지오 선임 트레이더는 "실질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할 촉매제가 없는 시점에 와 있다"며 "금리가 더 낮아지는 데 저항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셧다운은 최장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회가 의견 대립을 끝낼 기미를 보이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졌다.

셧다운으로 인한 지표 발표 연기, 문제 해결을 위한 명확한 계획 부재 등도 국채 값 상승 요인이다.

로리지오 트레이더는 "투자자들이 셧다운 때문에 발표되지 않는 일부 경제 지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 경제를 전망하는 데 100% 신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20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544엔보다 0.344엔(0.32%)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68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625달러보다 0.00061달러(0.05%)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08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4.42엔보다 0.34엔(0.27%)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09% 내린 95.594를 기록했다.

중국의 12월 수출이 시장 예상과 달리 감소하면서 중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위험회피 심리가 다시 살아나며 안전통화인 엔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ING의 크리스 터너 외환 전략 대표는 "연준이 긴축 사이클을 멈출 수 있다는 신호를 줬다"며 "중국의 무역 숫자가 달러의 부정적인 투자심리에 오랜 기간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달러지수는 연준의 4번 금리 인상 등에 힘입어 4.3% 상승했다. 현재 투자자들은 연준이 긴축 통화정책을 멈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한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는 기존의 의견을 반복했다.

연준 2인자인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 역시 이날 연준이 올해 매우 큰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경기침체 위험이 올라가는 등 우려는 커졌지만, 유로는 달러보다 소폭 상승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이번 주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안 투표를 앞두고 큰 변동성을 예고한 가운데 상승했다.

보수당의 강경 유럽연합(EU) 탈퇴론자들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뒤 급등세를 보였지만, 부인 보도도 나오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1.29305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결국 1.28670달러에 마감됐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알빈 탄 전략가는 "상황이 매우 유동적일 뿐만 아니라 의회는 확실히 정책 결정 과정에서 힘을 과시하려고 한다"며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줄었지만, 이번 종착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매우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탄 전략가는 "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가 줄수록 파운드화 상승 여력 역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가는 "메이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보다는 브렉시트 취소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느낄 것"이라며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을 줄이려는 노력이 투자자들에 안도감을 줬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기침체 우려로 위안화와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가 약세였다.

지난주 달러 대비 1.5% 상승했던 위안화는 경기 우려에 다시 발목을 잡혔다. 지난주 상승률은 2017년 1월 이후 주간으로 가장 컸다.

코메르츠방크의 율리치 루크만 외환 대표는 "위안화 상승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을 둘러싼 낙관 때문이었다"며 "위안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한 달러의 눈에 띄는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8달러(2.1%) 하락한 50.5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등 글로벌 경기 우려,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중국 경제 지표가 악화한 점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했다.

미국의 관세부과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무역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실적 둔화 가능성까지 겹치며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이날 대체로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대규모 수출 감소 방침 등으로 최근 유가 상승을 이끌었던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날은 다소 정제된 발언을 내놨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는 충분히 강하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면서 "만약 둔화가 나타나더라도 이는 약하고 단기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주말에는 "원유시장이 적절한 궤도에 있다"면서 현 상황이라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이 예정된 4월 회의 이전에 추가로 만나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지난 주말 CNBC 인터뷰에서 무역 전쟁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최근 급반등에 성공한 유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수석 연구원은 "유럽 지표에 이어 중국의 약한 경제 지표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면서 "중국이 최근 발표한 부양책들이 경기 둔화를 막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지에 대한 의심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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