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 언론 보도에는 '물가' 등 특정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연합인포맥스가 2008년 3월부터 약 10년 동안 한국은행 기준금리 보도를 분석한 결과 금리 인상 전 기사에 '물가'가 단어 빈도 순위 3위권에 등장하는 비율이 약 85.70%를 기록했다.

반면, 금리 인하 전 '물가'가 3위권에 등장한 비율은 7.7%, 금리 동결 전 '물가' 3위권 비율은 21.20%였다.

물가가 기사에 자주 언급될 때 반드시 기준금리가 올라간 것은 아니지만, 금리 인상 전에는 대체로 물가 언급 비율이 높았던 셈이다.
 

<금리 인하, 동결, 인상 전 언론 보도 '물가' 단어 3위권 등장 비율. 출처 : 연합인포맥스>

 

한국은행은 2008년 3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총 7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금리 인상은 2008년 8월과 2010년 7월, 2010년 11월, 2011년 1월, 2011년 3월, 2011년 6월, 2017년 11월에 단행됐다.

이 중 2010년 11월과 2011년 1월, 2011년 3월에는 '물가'가 단어 빈도 순위 1위에 올랐다. 2008년 8월과 2010년 7월에는 2위, 2011년 6월에는 3위였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보도에서 금리 인상 전 '물가'가 빈도수 3위권에 든 시기. 출처: 연합인포맥스>

 

상대적인 순위뿐 아니라 '물가'가 기사에 등장하는 절대적인 빈도도 금리 인상 전이 금리 인하 전보다 높았다.
 

<중앙선 왼쪽은 금리 인하 전 보도에 나타난 '물가' 단어 빈도수, 중앙선 오른쪽은 금리 인상 전 '물가' 단어 빈도수. 출처 : 연합인포맥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 전 보도에 '물가'가 다수 등장한 것은 금리를 올릴 때 '물가'가 금리 인상 결정의 가장 좋은 근거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회의 전 시장에 보내는 시그널로 '물가'를 다수 언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상 물가 동향과 국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신동준 KB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특히 금융시장 반발이나 여론 등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보다 금리를 인상하는 결정이 더욱 어려운데 인하 때와는 달리 인상의 명분은 물가에서 찾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결정 전 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 결정에 대한 신호를 보낼 때 물가가 자주 언급됐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은 국내총생산(GDP) 갭과 물가 갭을 기본으로, 부동산이나 채권시장, 해외 상황 등을 고려해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GDP와 물가에 초점을 두게 된다"며 "특히 금리 인상 시기에 물가가 자주 언급되는 것은 반드시 물가가 높다는 의미라기보다 금리를 올리겠다는 일종의 시그널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언론 보도 분석 대상 기간. 출처 : 연합인포맥스>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에서 제공한 기사 중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키워드로 포함하는 보도를 대상으로 했다. 분석 기간은 2008년 3월 7일부터 2018년 8월 31일까지로, 금리 결정 전 보도 기준은 직전 금통위 다음날부터 금리 결정 전일까지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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