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의 지난해 12월 수출입 지표가 크게 부진하면서 중국 경제에 본격적인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역갈등이 중국을 '물어뜯기'(bite) 시작했다"면서 "암울한 12월 (지표가) 타격이 이제야 드러난다는 점을 확인해준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출업체들의 출하 앞당기기 등으로 그간 본격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중국의 수출 둔화가 12월 지표를 기점으로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달러화 기준 수출은 전년대비 4.4% 감소했다. '깜짝' 감소로, 전문가들의 예상치(2.5%↑)를 크게 하회하는 동시에 2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달러화 기준 12월 수입은 전년대비 7.6% 감소해 시장 예상치(3%↑)를 하회하고 2016년 7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WSJ은 극심하게 약한 12월 지표는 최근의 소매판매 둔화, 구매관리자지수(PMI) 둔화와 정부의 광둥 PMI 발표 중단 등과 더해져 중국 경제에 본격적인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만약 신용 증가세가 조만간 회복되지 않을 경우 올해 상반기 중국의 경제 전망은 매우 어둡다는 것이 WSJ의 전망이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12월 중국의 무역 지표는 전문가들을 놀라게 할 만큼 좋지 않았고, 이마저도 올해 더 악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2월 무역 지표는 무역 전쟁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중국 당국이 당초 예상한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일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며, 성장률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더 크고 신속한 경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루이스 쿠지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헤드는 "전체적으로, 수입 둔화는 중국 경제가 약화하고 있다는 다른 신호들과 일치하고 있었다"면서도 아직 중국 경제의 최악은 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출입 둔화에 내수 부진까지 겹칠 경우 올해 초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무라의 애널리스트들은 출하 앞당기기 효과가 거의 끝났다면서 수출 성장세의 상당한 둔화는 중국의 실업률을 더 높여 경제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라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안정화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부양) 조치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 성장이 올해 상반기에 더 악화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리우리우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애널리스트는 "올해 역내외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면서 "올해 중국의 수출입 지표는 작년 수준보다도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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