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조만간 자회사로 편입할 오렌지라이프의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말 조용병 회장이 과감한 세대교체를 내세워 큰 폭의 인적 쇄신을 단행한 이후 이뤄지는 사실상의 마지막 인선이라는 점에서 안팎의 관심이 크다.

특히 차기 신한생명 사장으로 오렌지라이프를 이끌어온 정문국 사장을 내정하면서 그룹 내 보험계열사 직원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정 사장을 신한생명 CEO로 발탁, 이동시키면서 조용병 회장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사장이 외국계 생보사 CEO만 10년 가까이 해온 전문가지만, 파격적인 인사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신한생명 노조는 정 사장이 구조조정 전문가란 이유를 들어 내정 철회를 요구했고, 조 회장은 노조를 직접 방문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신한생명 내부 출신을 오렌지라이프 CEO로 임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마땅한 적임자가 없어 고민의 정도가 깊어지고 있다.

자회사 CEO 후보군에 전직 임원들도 포함되는 만큼 이들을 기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작년말 단행한 대규모 세대교체성 인사의 취지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조 회장이 그간 적극적인 외부 수혈을 통해 순혈주의 문화를 깨는데 앞장서 온 것에 비춰봐도 내부 출신 인사를 쓰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신한금융 내부에 보험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점도 고심의 이유가 되고 있다.

정문국 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에 기용한 것도 이러한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2년전부터 보험전문가 영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15일 "시간이 걸리더라도 두 회사의 합병을 염두에 둔 인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업을 잘 이해하는 전문가가 수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회장의 인사 방침이 일관되게 지켜지는지에 대한 내외부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금융당국은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는 의미를 충분히 살리는 적임자를 선임하길 바란다면서도 선임 과정에 개입할 의사는 없다고 분명히 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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