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업들의 레버리지(차입)가 펀드매니저들의 가장 큰 우려로 떠올랐다.

15일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1월 펀드매니저 설문 조사 결과, 펀드매니저들은 기업 레버리지를 주된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레버리지가 등극한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은 위기 이후 오랜 기간 현금을 늘리는 것은 물론, 부채를 키우는 데도 열중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저금리를 유지한 만큼 부채를 쓰는 데 드는 비용은 쌌다. 부채 대비 현금 비중은 2017년 12%로, 2008년 이후 가장 낮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펀드매니저 절반가량은 기업들이 잉여 현금을 자본 확충이나 자사주 매입보다는 대차대조표 개선에 쓰기를 원했다.

펀드매니저의 39%가 설비 확대에 쓰기를, 13%가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기를 원했다. 설비 확대 선호도는 2009년 이후 가장 낮다.

BAML은 투자 심리에 확연한 변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과거 10년 동안 펀드매니저들은 기업들이 설비 등을 통한 사업 확대에 현금 사용을 원했다. 또 자사주 매입도 선호했다.

그러나 지급되지 않은 회사채가 9조 달러에 이르는 등 부채 문제가 부상했다. 투자자들은 레버리지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의 48%는 기업 대차대조표의 레버리지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이미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와 시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과도한 부채에 대해 경고했다.

이런 레버리지 우려는 글로벌 경제 둔화에서 비롯됐다.

글로벌 경제 비관론은 더 높아졌다.

펀드매니저의 60%가 향후 12개월 동안 국내총생산(GDP) 성장 둔화를 예상했다. 금융위기가 깊어지던 2008년 7월 이후 최악이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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