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올해 증권 업황 전망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주요 증권사들이 설정한 내부 이익 목표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인상 등 거시 환경이 녹록지 않음에도 증권사들은 기업금융(IB) 등을 중심으로 수익을 낸다는 방침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내부적으로 올해 순이익 목표치를 약 4천4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순이익 목표치가 3천600억원이었던 것 대비 약 800억원 늘어났다.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연초부터 3분기까지 KB증권의 누적 순이익은 2천434억원이었다.

NH투자증권은 내부적으로 올해 목표 순이익을 4천억원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순이익 목표치가 3천2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00억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1월부터 3분기까지의 순이익은 3천86억원으로, 이미 목표액에 육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주까지 사업계획 수립 기간이라 정확한 순이익 목표치를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단, 한투증권이 연초 정일문 사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1조원으로 제시한 바 있어 순이익 목표치는 7천억~8천억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투증권의 지난해 연초 이후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은 4천135억원으로, 연간 기준으로는 5천억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같이 증권사들의 올해 내부 순이익 목표치는 대체로 상향되는 추세지만, 증권 업황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경기 둔화로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자기매매(PI),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문 등의 투자 수익도 부진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증권사는 올해 주요 수익원으로 IB부문을 꼽고 있다. 대형 기업공개(IPO)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고, 증권사의 IB 기능 강화에 따른 신용공여 확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 등으로 신규 투자가 활성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시적으로는 주식이나 채권이나 둘 다 올해 전망이 어두워 어디에서 돈을 벌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며 "거시 환경이 나쁘다고 해도 실적 목표치는 매년 올라가기 때문에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리테일 쪽은 이제 시장 자체가 커간다기보다 다른 회사 고객을 서로 뺏어오는 제로섬 게임 양상이 된 듯하다"며 "결국 다른 회사와 실적 차별화를 내기 위해서는 트레이딩 수익을 내고, IB 딜을 많이 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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