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지난해 꾸준히 올랐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지속적인 규제 강화로 저축은행의 실적 악화 가능성이 커졌고 기준 금리 인상 추세도 바뀌고 있어 예금 금리 인상 속도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저축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2.58%로 지난 연말 기준 2.62%에서 0.04%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는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새해가 되면서 오름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이날 기준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은 JT저축은행의 e-정기예금으로 12개월 기준 2.8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2.9%대 이율을 제공하고 있는 저축은행 정기예금상품이 10개나 되면서 3% 돌파가 눈앞이었지만 새해가 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말 이미 일부 상품이 3%대 금리를 넘었던 24개월 기준 정기예금도 현재는 2.9%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만 13개다.

저축은행들이 올해 들어 정기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올해 법정 최고금리 인하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최고금리 인하의 영향은 금리 인하 단행 후 1년이 지나야 나타나는 만큼 올해부터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2월에 법정 최고금리를 24.0%로 기존보다 3.9%포인트 인하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내부적으로 지난해보다 이익이 10~20%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고금리 인하 효과와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한 등 규제 등이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금리인하 요구권 법제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도 저축은행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올해 최고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저축은행들이 정기금리 인상에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최고금리를 20%로 낮추겠다고 한 만큼 임기 말인 2021년까지 최고금리가 지속해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저축은행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최고금리 20% 시대를 대비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점점 보수적으로 시장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추세의 변경 가능성이 커진 것도 저축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게 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적어도 몇달간은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통화완화 선호 정책으로 급변한 만큼 한국은행 역시 당분간은 기준 금리를 동결하며 국내외 상황을 살필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저축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상 속도도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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