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위험자산 투자 심리 개선에도 미국 석유제품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부담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달러(0.4%) 상승한 52.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지표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뉴욕증시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줄었지만, 가솔린 등 석유제품 재고가 크게 증가한 점이 유가에 부담을 줬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268만 배럴 감소했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20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750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297만 배럴 늘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230만 배럴 증가하고, 정제유 재고는 9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크리스틴 프리스치 수석 원자재 연구원은 "석유제품 재고의 강한 증가세가 이어지는 점은 약세 재료"라면서 "원유 재고 감소 영향을 상쇄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산유량이 지속 증가한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EIA는 지난주 미국 산유량이 하루 평균 1천190만 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고 밝혔다.

EIA는 올해 미국의 산유량은 하루 평균 1천200만 배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던 바 있다.

미국 정부 부분폐쇄(셧다운) 장기화 등으로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점도 악재다. 백악관은 전일 셧다운이 1주 지속할 때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1% 줄어드는 등 셧다운의 부작용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클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중국 부양책과 주요 은행 실적 호조에 힘입은 증시 강세는 유가를 지지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운영을 통해 5천600억 위안(약 830억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는 일간 역RP 운영 규모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주요 은행 실적 호조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2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탄탄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등 글로벌 경기 우려에 따라 유가 상승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PVM 오일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중국의 가파른 성장과 원유 수요는 수년간 유가 상승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었다"면서 "전례가 없는중국 경기 둔화는 원유시장에 부담을 주고 유가의 지속 상승을 바라는 이들에게 비우호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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