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한진중공업 자회사 수빅 조선소(HHIC-Phil)가 필리핀 현지 법인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은행권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IFRS9이 도입된 데 따라 충당금 적립 방법이 발생손실 기준에서 기대신용손실 기준으로 변경되면서 충당금 정립 기준이 높아졌다.

17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에 대한 은행권 익스포저는 우리은행이 1천100억 원, KB국민은행 1천20억 원, KEB하나은행 810억 원, 부산은행 400억 원, 신한은행 260억 원이다.

익스포저는 대출채권이 대부분이다.

국민은행은 익스포저가 크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충당금 적립률이 98%에 달해 추가 충당금 적립 확률이 낮다.

신한은행은 충당금 적립률이 62%로 높은 편인 데다, 익스포저가 작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부산은행은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부산은행의 한진중공업 익스포저에 대한 지난해 3분기까지 충당금 적립률은 각각 36%와 37%, 10%로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는 이번 한진중공업 수빅 조선소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우리은행은 약 500억 원, 하나은행은 약 400억 원, 부산은행은 200억~300억 원의 충당금 전입 요인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IFRS9도 은행들의 충당금 부담을 늘리는 요인이다.

IFRS9에 따라 은행들은 현재 정상여신이지만 신용위험이 유의적으로 증가하거나 이자보상배율, 현금흐름, 손익 등에 문제가 발생한 여신을 'stage2'로 분류하고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충당금 추가 적립은 2019년까지 은행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은행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걸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추가 적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감독당국이 은행들에 신용위험이 유의적으로 증가한 경우인 Stage 2 분류 자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을 높일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은행별로 몇백억 원에서 천억 원 내외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연구원은 "대부분 은행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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