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저금리에도 증권사들이 고금리의 신용융자 이자를 받는다는 비판에 증권사별 신용융자이자율 조달·가산금리 공시를 시작했지만, 아직 단 3곳만 공시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연말부터 증권사 신용융자이자율의 조달, 가산금리를 공시하고 있다.

애초 지난해 11월경부터 공시를 시작하려고 했으나 전산 작업 등이 늦어지며 연말로 밀렸다.

공시를 시작한 지 약 보름이 지난 가운데 현재까지 신용융자이자율 금리를 공시한 곳은 미래에셋대우와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뿐이다.

금융투자협회 회원사인 57개 증권사 가운데 약 5% 만 공시에 참여한 셈이다.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조달금리는 2.12%로 기간에 상관없이 동일하다. 1~7일 가산금리는 3.88%로, 조달금리와 가산금리를 합쳐 최종 1~7일 신용융자이자율은 6.0%가 된다. 가산금리는 기간에 따라 점차 올라가 180일 초과 시 최고 5.08%까지 받는다.

하이투자증권의 조달금리는 2.16%다. 가산금리는 1~7일 3.84%에서 180일 초과 시 7.74%까지 올라 신용융자이자율 최종 금리는 6.0%~9.9%로 결정된다.

교보증권은 조달금리가 기간 상관없이 2.1%다. 가산금리는 1~7일 2.8%에서 180일 초과 시 최고 8.8%까지 올라 신용융자이자율 금리는 4.9%~10.9%로 형성돼 있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이자율이 높다는 이야기는 국정감사 등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할 정도로 비판적 여론이 조성됐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연 1.75%로,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인상된 것을 고려해도 2011년 6월 3.25%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금리는 여전히 5~11% 선인 곳이 많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리가 적절하게 산정됐는지 적정성을 살펴보겠다며 금투협과 신용융자이자율 산정 기준을 마련, 지난해 5월 '금융투자회사의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을 내놓았다. 증권사들에 신용융자이자율 조달금리와 가산금리를 공시하도록 한 것도 이런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당국과 협회는 증권사별 조달·가산금리를 공개하면 그간 회사별로 명확한 산정 기준 없이 들쭉날쭉했던 신용융자이자율이 개선되고,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협회 세칙을 바꾸고, 증권사들에 신용융자이자율 조달·가산금리를 공시하도록 계속 안내하고 있다"며 "다만, 증권사별로 내부 프로세스를 거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한 곳들이 있어 공시가 늦어지고 있지만, 이달 말쯤이면 더 많은 증권사가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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