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지난해 국내 증시 악화로 부진했던 증권주가 올해 들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증권업종 지수는 이번주 5% 넘게 오르며 전 업종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업종·종목 등락률(화면번호 3211)에 따르면 증권업종 지수는 지난 14일부터 전일까지 5.3% 오른 1,763.68을 기록했다.

1월 초 1,600.30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9% 넘게 오른 셈이다.

이달 들어 증권주가 오르는 데는 4분기 실적 하향 전망에도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과매도로 평가되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베타가 높은 증권업종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시현했다"며 "4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를 하회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적보다는 매크로 불확실성 완화 기대가 주가 흐름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는 지난해 6월부터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며 조정 국면을 맞았다.

지난해 상반기 16조원에 달했던 일평균 거래대금도 10월 들어 8조원까지 감소하며 증권주 하락을 부추겼다.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현저한 과매도 구간에 들어섰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증권사 밸류에이션은 자기자본이익률(ROE) 6.6%,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현재는 ROE 10%, PBR 0.7배로 더 낮아진 상황이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며 현재 증권사 ROE와 재무건전성 등도 금융위기 당시보다 개선된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증권주의 추가 상승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4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있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악화의 주 요인인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은 올해도 잔존하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주요 지수들의 변동성이 차츰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주식활동 계좌 수가 증시 불안에도 꾸준히 증가하며 연간 1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거래대금도 올해 들어 10조원을 다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들은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상회하는 건전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발행어음과 기업 신용공여 시장의 확대, 투자은행(IB) 등 사업다각화에 따라 4분기 분기 실적을 하단으로 전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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