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의 국내채권 순투자가 작년 10월부터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기준 연기금의 국내채권 직접운용 규모는 280조7천766억 원으로 작년 9월 말의 283조5천944억 원에 비해 2조8천178억 원 감소했다.

연기금의 국내채권 순투자가 작년 10월 -3천54억 원, 11월 -1조556억 원, 12월 -2천473억 원을 나타낸 데 따른 것이다.

이 수치는 이달 초부터 전일까지는 -1조2천96억 원으로 집계돼 새해 들어서도 연기금의 국내채권 직접운용 규모 축소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전일 기준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803%를 나타내는 등 절대금리 레벨이 낮아 국내채권에 투자할 유인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2.002%, 30년물 금리는 1.985%, 50년물 금리는 1.974%로 20년물 이상 구간에선 금리가 역전된 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보험사는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규제 강화에 대응해 초장기물을 꾸준히 매입해야 하지만, 연기금은 일정 수준 이상의 이자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자를 유보할 수 있어서다.

연기금 운용역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8%를 턱걸이하는 등 시중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연기금의 국내채권 투자심리가 악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일부 연기금들이 대체투자 등 보다 수익률이 높은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운용자금이 쌓이는 연기금의 특성상 국내채권 직접운용 규모를 계속해서 축소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제회 운용역은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할 타이밍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체투자 등 다른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장기 관점에선 운용자산 증가에 비례해 채권투자 규모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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