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주로 다가온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경제전망을 기다리고 있다.

내수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마저 꺾이면서 한은이 어떤 전망을 할지와 이에 대해 이주열 총재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금리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7일 대외 재료에도 국내 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횡보하는 모습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후퇴했지만, 금리 수준에 대한 부담으로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시장이 금통위를 기다리며 향후 방향성을 가늠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은이 오는 24일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지에 대해 시장은 뚜렷한 컨센서스를 형성하지 못한 채 엇갈린 모습이다.

물가 전망은 하향조정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유류세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 신선식품 가격 조정 등 하방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달 초 출입 기자 신년다과회에서 올해 소비자물가가 유가 하락 등의 이유로 10월보다 낮아질 수 있으며 이에 대해 7월경 설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성장률 전망은 시장의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성장률 전망치가 이미 2012년(2.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 연초부터 하향 조정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부담스러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성장률 전망은 연초라 크게 안 건드릴 것 같다"며 "그럼에도 총재 발언은 다소 비둘기파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전망은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여러 둔화요인이 있지만, 정부가 발표한 개별소비세 연장과 재정지출 계획 등 상방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금통위 전 4분기 GDP 속보치가 발표되는 것을 보고 구체적 내용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초라고 해서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을 미루지는 못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최근 3년간 한은은 1월에 경제전망을 모두 조정했고, 2016년과 2017년은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성장과 물가 전망을 모두 낮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내수를 비롯해 수출도 꺾이는 모습이고 특히 핵심 산업이 반도체 경기가 둔화하는 점이 우려되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그는 "총재 발언에 따라 금리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할지 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시장이 원하는 만큼 비둘기파적인 발언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오히려 매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금리 인상에도 예측이 쉬웠던 지난 11월 금통위보다 이달 금통위가 더 큰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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