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뉴욕타임스(NYT)가 외부 연구 기관 등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금융 분야에서 남성 브로커 해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16일(현지시간) 기고문을 통해 "수 년간의 연구 결과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투자 성과가 우수하지만, 브로커의 5분의 1만이 여성"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사람들은 브로커라고 불리는 투자 자문역을 떠올릴 때 일반적으로 미국 거액 폰지 사기범인 버니 매도프와 같은 회색 머리의 남성이나 영화 '더 올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같은 젊은 남성을 떠올린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 투자 자문역의 여성 비중은 20% 미만으로, 다른 업계의 성 평등성이 개선되는 데도 지난 20년간 이 수치는 큰 변화가 없었다.

신문은 "은행과 증권사는 사랑받는 회사와 브랜드 순위에서 일관되게 하위권에 머무는데, 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며 "금융위기 당시 일부 자문역은 고위험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고객을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성별에 따라 부정직한 행동에 대한 면역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 투자자가 남성보다 자신의 절대적인 투자 성과보다는 (고객) 가정의 재정 목표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워릭 경영대학원(Warwick Business School)은 금융투자 분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1.8%가량 우수한 성과를 낸다고 밝혔다.

이어서 여성은 '복권' 방식의 트레이딩을 피하고, 좋은 트랙 레코드를 가진 주식과 주목받지 못한 생산적인 펀드에 주목하는 가능성이 컸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즈 스마트 인베스터의 크랄 프란시스 디렉터도 이런 연구 결과에 동의했다. 그는 남녀 간의 투자 성과 차이를 여성의 분별력 때문으로 파악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눈길을 사로잡고 잠재적으로 변동성이 큰 주식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투자 대상에 대한 더욱 장기적인 관점을 취하는 것이 투자자에게 더욱 좋은 수익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UC버클리대의 테란스 오딘 교수 등이 발간한 논문에 따르면 여성이 소유한 계좌의 투자 성과가 남성보다 우수한데,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69%나 거래 규모가 적어 거래 비용이 덜 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논문은 남성이 거래를 더욱 많이 하는 것은 정기적으로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을 나타내려 하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금융권 고위직 여성이 많았다면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로벌 리더 중 한 사람이다.

NYT는 "금융부문의 성별 격차는 윤리적 문제일 뿐 아니라 수백만 가계에 재정적 타격을 준다"며 "이는 역사적인 (여성) 배제와 (여성의) 직업 선택 과정에 모두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직 여성들은 커미션에 집착하는 월가보다는 법률과 교육, 제약 등과 같은 안정적인 직종으로 몰려들기도 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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