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중동지역 수출 환경 악화로 실적 부진에 빠졌던 KT&G가 올들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던 중동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한 탓에 KT&G의 지난해 실적도 '주춤'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중동 수출 정상화와 신시장 확대, 궐련형 전자담배 포트폴리오 확대 등이 향후 분위기 반전을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가 17일 최근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1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KT&G는 지난해 총 4조4천248억원의 매출과 1조2천28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과 견주면 매출은 5.19%, 영업이익은 13.83% 감소한 수치다.

실제로 지난해 1~3분기 내내 KT&G는 금융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담배 수출 중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중동 수출이 급감한 데 따른 여파다.

중동지역의 환율 상승과 담배에 부과하는 세금 인상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판매 대리상인 알로코자이의 구매 주문도 급감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는 소폭 개선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으나. 이 또한 기저효과일 뿐 의미있는 개선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판매 대리상인 알로코자이의 영업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된 점이 KT&G의 재고 누적 등 실적 악화의 주된 배경이 됐다"며 "다만 올해 들어서는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회전율도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거시적 변수가 악화하면서 '최악의 시기'를 보낸 영향으로, 올해는 실적 또한 소폭 반등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KT&G가 지난 2016~2017년 수준인 1조4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시장 판매량이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며 중동 수출 부진을 만회하고 있을 뿐 아니라,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 핏'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또 지난해 말 출시한 '릴 하이브리드 믹스'로 궐련형 전자담배 부문의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나선 상황이다.

아울러 내년 하반기에는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의 해외 진출도 예정돼 있다.

이를 위해 KT&G는 전자담배 스틱의 원료인 슬러리 판상엽 생산설비를 인수, 담배 제조를 담당하는 자회사인 태아산업에 관련 자산을 넘기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까지는 중동 수출 환경에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는 만큼, 수출 '정상화'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70%를 차지했던 '쥴랩스'(Juul Labs)가 한국 법인을 설립하는 등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액상형 전자담배인 만큼 타겟은 조금 다를 수 있으나, 향후 전자담배 시장의 경쟁 강도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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