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이 해외채권투자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17일 역마진리스크를 극복할 대안으로 해외채권을 꼽았다. 해외채권의 스프레드 축소 기대도 커졌다.

지난해 해외채권 투자를 둘러싼 환경은 매우 좋지 않았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FX 스와프 포인트도 해외채권 투자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국내 장기투자기관은 악화한 스와프 포인트 때문에 해외채권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게 해외채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해와 달리 미국이 올해는 금리 인상에 신중함을 드러내면서 FX 스와프가 안정세를 되찾은 데다 달러 약세 기대까지 더해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해외채권 투자환경이 악화하면서 악재가 이미 반영됐다고 말했다.

금리가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에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게 됐다. 금리 메리트가 부각된 셈이다.

이에 FICC 본부 차원에서 해외채권 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국내 채권투자에 따른 역마진을 극복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면, 리스크 대비 수익을 낼 수 있는 해외채권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해외채권 중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채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해 선진국 쪽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확대됐던 데 따른 가격 메리트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유럽 정치적 이벤트가 마무리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스프레드 축소 재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A 증권사의 해외채권 딜러는 "작년 해외 크레딧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서 글로벌 IB를 비롯한 대부분 기관이 포지션을 많이 비워뒀었다"며 "올해는 미·중 무역분쟁 해결 기대, 유럽 정치적 이벤트도 1분기에는 마무리되지 않겠냐는 기대 등이 겹치면서 스프레드가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B 증권사 딜러는 "미·중 무역분쟁 해결 기대감, 브렉시트 부결이 등 이벤트가 나올 때마다 스프레드가 줄어들고 있는데, 미정부 셧다운까지 해소되면 스프레드가 더 타이트해질 것이다"며 "미국 은행채는 건전성이 최상 수준이기 때문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C 증권사 해외채권 딜러는 "지난해 위험 선호가 줄어들고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해외채권이 안 좋았는데, 그만큼 가격 메리트가 생겼다"며 "달러 약세 기대감과 위험 선호현상 등이 더해지면서 해외채권은 국내보다 리스크 대비 리턴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중국 회사채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올해는 미국이 상대적으로 더 좋아 보인다"며 "미국, 유럽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채권 중에서 선방했던 KP가 올해도 여전히 인기를 끌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B 증권사의 해외채권 딜러는 "지난해 KP물이 안전자산 인식으로 제일 좋았는데,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다른 해외채권에 접근하려면 일단 대외리스크가 해소되어야 하는데, 당분간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달러 RP를 취급하는 증권사들은 KP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해외 크레딧 중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회사채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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