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금융위기 이후 최악

올해 中·印, 필리핀, 금리 인하 예상

내년 韓, 태국, 베트남 금리 인하 합류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아시아 국가들이 금리 인상이라는 긴축 카드가 아니라, 반대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신흥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신흥 아시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신흥시장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 같다며 각국의 재정 부양책이 이전 긴축에 따른 지체 효과로 상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CE는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신흥 아시아 지역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은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내년에는 한국과 태국, 베트남 등이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내다봤다.

CE가 제시한 신흥 아시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9%이며, 중국은 4.5%, 인도는 7.2%, 한국은 2.0%이다.

CE는 그동안 중국의 성장률은 자체 분석 도구를 활용해 공식 GDP 성장률보다 실제는 더 낮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올해 CE가 제시한 중국의 공식 GDP 성장률 전망치는 6.3%이다.

작년 신흥 아시아 시장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글로벌 보호 무역주의 등으로 성장률이 크게 악화됐다. 더구나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진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부상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신흥국들이 점차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경우 연초부터 지표가 연이어 부진하게 나오면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미 1월 지급준비율을 1.0%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역할을 해온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나 기준금리인 대출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CE는 중국이 올해 1분기에 7일짜리 역 RP 금리를 1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대출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재 중국의 7일짜리 역RP 금리는 2.55%로 올해 말 전망치는 1.95%로 제시됐다.

CE는 중국 경제가 올해 중반까지는 적어도 안정될 것 같지 않다며 신용증가세가 앞선 인민은행의 긴축 조치 등으로 10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부동산 통제가 여전히 타이트해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고용시장 악화와 수출 부진 등으로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하거나 추가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 둔화 등을 이유로 한은이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고, 노무라는 한국이 내년에 1.50%로 금리를 25bp 내릴 가능성이 있으며, 최근 보고서에서는 올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CE도 한국이 올해는 금리를 동결하고, 2020년에 금리를 25bp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CE는 미국과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대외 수요 악화와 고용 악화 등으로 한국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기보다 완화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특히 올해 한국의 고용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었던 작년보다 더 악화할 것이라며 "아직 최악은 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올해 4~5월 총선을 앞둔 인도의 경우도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다.

CE는 총선을 앞둔 상반기에는 성장세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이나 인도의 성장주기는 정점을 찍었다며 총선 이후에는 재정 부양책 효과 소멸로 추가부양에 나서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CE는 인도가 올해 기준금리를 6.50%에서 6.0%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호주뉴질랜드은행(ANZ)도 인도 물가가 약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은행이 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중립으로 바꾸고 기준금리를 25bp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물론 CE는 올해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신흥 아시아 시장의 긴축 주기는 종료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신흥 아시아 올해와 내년 정책금리 전망치, CE 보고서>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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