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금융기관 수익 추구 부추겨…시스템 불안 이어질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문정현 기자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중앙은행들이 비관습적 통화정책의 효과를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심포지엄에 참석해 인구 변화와 거시 경제 과제에 대한 연설을 펼치며 이같이 말했다.

총재는 세계 중앙은행들은 '제로금리 제약'(Zero Lower Bound)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비관습적'(unconventional) 통화정책 수단을 개발했다면서, 이에 따라 중앙은행들은 제로금리 상황을 직면하더라도 경제를 부양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게 됐

다고 말했다.

그는 비관습적 통화정책 수단으로 ▲네거티브 금리 정책 ▲장기 금리 하향 ▲다양한 자산 매입을 통한 리스크 프리미엄 가격 인하 등을 언급했다.

구로다 총재는 그러면서도 비관습적 통화정책 수단은 기존의 통화정책 수단과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비관습적인 통화정책이 경제 발전, 가격, 금융시장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관찰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에 관련해서는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도 "그러나 어떤 중앙은행도 글로벌 물가 상승률 목표치의 기준인 2%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구로다 총재는 인구 변화가 금융기관의 사업 모델 등을 변화시켜 결과적으로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구로다 총재는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저금리 환경에서는 금융시스템이나 금융기관 비즈니스 모델에도 급격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구감소로 자금 수요가 둔해지는 가운데 저금리 환경이 이어지면 은행이 해외 익스포저를 늘리고 신용리스크가 높은 기업에 투·융자하는 등 '수익 추구' 움직임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같은 금융기관의 움직임은 결국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로다 총재는 "금융기관의 리스크 프로파일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어 정책 담당자로서 적절하고 신중한 정책을 운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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