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예상보다 강한 제조업 지표, 미국의 중국 관세 완화 논의 등에 최근 경기 둔화, 무역 전쟁 우려를 덜며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8bp 상승한 2.747%를 기록했다. 장중 2.699%까지 떨어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9bp 상승한 2.564%에 거래됐다. 장초반 2.520%로 하락했다가 상승 반전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1bp 내린 3.075%를 나타냈다. 전일 12월 1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가 이날 소폭 후퇴했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8.4bp에서 이날 18.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 값은 화웨이 수사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긴장 고조에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다 경제 지표 호조에 하락 전환했다. 이후 무역 낙관 기대에 뉴욕증시가 상승폭을 키우자 미 국채는 반대로 하락폭을 더 키웠다.

미국 정부가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주도로 중국 수입품 일부 혹은 전체에 대한 관세 경감 아이디어가 나왔다. 무역 전쟁 우려에 휩싸인 시장을 달래고, 중국 측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차원이다.

이런 긴장 완화 분위기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함께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키웠다.

1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지수가 시장 기대보다 큰 폭 올랐다.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전월의 9.1에서 17.0으로 상승해 전문가 전망치 8.0을 훌쩍 뛰어넘었다.

다른 제조업 지표에서 광범위한 하락이 나타나 중국 관세 관련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지표 호조가 확인됐다.

또, 정부 부분 폐쇄(셧다운)에 연방 직원들의 청구가 늘었는데도 미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시장 예상보다 더 줄어 탄탄한 고용시장을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를 통해 성장률이 갑자기 가파르게 약해질 것이라는 공포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2년 만기 국채와 같은 단기물 국채수익률이 장기물보다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트레이더들은 강한 경제 지표가 연준의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이끌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펜 뮤추얼 에셋 매니지먼트의 쥐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현시점에서 경제를 너무 비관하는 것 같다"며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단기 금리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렌 매니저는 "연준이 단기간 내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어 단기 국채수익률은 상승할 것"이라며 "반면 장기국채수익률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억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초반에는 안전자산 선호가 컸다.

미국 연방 검찰은 화웨이가 미국 영업기밀을 훔쳤다는 혐의에 대해조사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수출통제법과 제재를 위반한 중국 통신기업들에 반도체 등 수출 금지 법안도 마련하고 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그레그 발리에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중국 고위급 인사가 이번 달 말 워싱턴을 방문함에 따라 협상에 진전이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3월 초 기한에 앞서 협상을 타결하기는 어려울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 기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미국의 광범위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 위협도 미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정치적 혼란은 이어졌다. 길어지는 셧다운으로 연방 직원들은 봉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경제 지표도 대거 발표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다시 공개됐을 때 지표들이 나빠졌을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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