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일부 정유사들이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연합인포맥스가 이달 들어 국내 증권사 14곳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화면번호 8031), 에쓰오일은 작년도 4분기에 1천3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총 14곳의 증권사 가운데 13개 증권사가 적게는 620억원에서, 많게는 2천640억원 규모로 에쓰오일이 작년 4분기에 영업손실을 보였을 것으로 전망한 탓이다.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15개 증권사의 실적 컨센서스를 통해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5개 증권사가 650억~2천710억원의 범위 안에서 SK이노베이션의 적자전환을 점쳤다.

영업손실을 전망한 대부분 증권사는 비정유사업이 실적을 지지했음에도 정유사업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유사업의 실적 부진에는 무엇보다 지난해 4분기 들어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커진 점이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두바이유 가격은 3개월 동안 배럴당 84달러에서 배럴당 49달러로 41% 이상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작년 4분기 재고평가손실이 최소 2천억원에서 최대 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에쓰오일의 경우에도 2천300억원 수준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지난해 4분기 GS칼텍스의 재고평가손실을 2천8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나마 현대오일뱅크는 회계방법 차이로 재고평가 손실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정유부문 수익 감소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두바이유 가격 1달러 하락이 정유업계에 약 300억원 규모의 재고 관련 손실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두바이유가 배럴당 35달러 하락한 지난해 4분기 정유업계의 재고평가손실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2014년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11달러에서 반 토막 났다. 당시 국내 정유 4사는 합산 7천억원을 웃도는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정유부문의 영업손실을 2조5천억원으로, 재고평가손실을 2조8천억원 규모로 봤다.

재고평가손실에 더해 정제마진까지 나빠진 탓에 정유업체들의 추가 실적악화 가능성 또한 제기됐다. 이에 따라 주가도 작년 4분기 내내 줄곧 하락세를 연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고평가손실이 일회적 성격의 비용이고, 올해 1분기 성수기에 진입함에 따라 정제마진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유업체들의 실적도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락세가 일단락되면서 2월 실적부터는 부정적 시차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며 "정유업체의 경우 발생 가능한 악재가 대부분 반영돼 주가 저점을 형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주가 추이 비교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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