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유로존 경제가 둔화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정책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 보도했다.

작년 6월 ECB는 작년 말에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끝내고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이 ECB에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치금 금리는 -0.4%다.

그간 ECB는 '적어도 2019년 여름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조기 금리 인상 전망을 진화하는데 바빴지만, 이후 잇따라 발표된 부진한 경제지표로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계획이 흐트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ECB 경제학자들은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2017년 2.4%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에도 양호한 수준을 이어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세계은행은 올해 ECB 성장률이 1.6%로 둔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로존 수출상품에 대한 수요 둔화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분석됐다.

유로존의 제조업·서비스업 활동을 가늠하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12월에 약 4년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자동차 공장 가동 부진으로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경제는 지난 6개월간 침체 부근까지 둔화됐고, 이탈리아도 재정적자 확대 계획에 따른 투자자들 외면으로 높은 차입비용에 직면하고 있어 비슷한 운명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경제 개혁 정책을 둘러싼 대중들의 분노에 직면해있고, 영국 의회는 브렉시트 방법을 둘러싸고 크게 분열돼 있다.

HSBC의 사이먼 웰스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마이너스인 정책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작은 여지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웰스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ECB가 오는 9월에 0.1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적어도 2020년 말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을 바꿨다.

JP모건도 9월이 아닌 12월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주 유럽의회 연설에서 "몇 달 전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랜 기간 기대보다 부진한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며 "역내 물가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부양적인 통화정책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정상(normal)'으로 여겨졌던 경제 상황과 정책으로 되돌아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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