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가 시장금리와 반대로 움직여 눈길을 끈다.

2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규 취급 코픽스 금리는 2.04%를 기록했다. 지난달 17일(1.96%)보다 8bp 오른 수준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연초 기관 자금이 몰린 데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져 내린 것과 정반대다. 이 기간 은행채 1년물(AAA 신용등급) 민평금리는 7.4bp 하락했다.

코픽스 금리가 시장금리와 엇갈린 배경으로는 먼저 공시 시점이 꼽힌다.

지난 15일 발표된 코픽스 금리의 경우, 실제 12월 은행들의 수신금리를 가중 평균으로 구한 결과다.

하루 단위로 호가가 공개되는 시장금리와 공시 시점에 차이가 있는 데다 가중 평균이라 변화가 상대적으로 늦게 반영된다.

코픽스는 정보제공은행이 실제로 취급한 수신상품의 금액과 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산출 대상이 되는 수신상품은 정기예금, 정기적금, 금융채 등 총 8개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등 금융상품의 비중이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취급한 금액 중심으로 산출되는 점도 차이를 보이는 이유다.

일례로 한 은행이 예금을 더 끌어오고자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을 진행할 경우, 은행의 자금조달 금리는 오르게 된다. 시장금리가 내리더라도 코픽스 금리는 오를 수 있는 셈이다.

은행연합회는 8개 은행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코픽스 금리를 공시한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시중은행 6개와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 특수은행 2개가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금리가 어떻게 정해졌는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일부에서는 '깜깜이' 금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코픽스는 가계에 큰 영향을 주는 주택담보대출 이자와 직결되지만, 금리가 왜 변했는지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라며 "정보를 공개해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는 코픽스 정보 공개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코픽스 금리의 구체적 산출 내역 공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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