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0%대 증가율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 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주열 한은 총재 발언에서 물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21일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올해 물가는 국제원유 가격의 기저효과와 전·월세 가격 하락, 원화 강세 등의 요인으로 하반기에 0%대 상승률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선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 하락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지난해 10월 배럴당 76.90달러까지 올랐다가 두 달여 만에 40달러대 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후 점차 상승해 현재는 50달러대 초반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4월부터 마이너스(-) 폭을 키우고 있는 전세가격지수도 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전세와 월세가격은 국내물가 가중치 상위 1, 2위 품목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물가는 갈수록 기저효과 때문에 낮아질 수 있다"며 "특히 유가 급락과 전월세가격 하락 등이 가장 큰 하방 압력이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금통위에서 물가전망치 하향 조정은 확실해 보인다"며 "지난 10월 이후 국제유가가 가파른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한은이 올해 원유도입단가로 전망한 76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난해 4월부터 물가 바스켓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세가격지수가 마이너스 폭을 키우고 있는 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에 대한 전·월세 가격 기여도 추이(단위:% 포인트)>



반면 1분기에 유가 하락과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극복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또한 전·월세 가격 등 주택 임차료는 금리 급락이 발생하지 않는 한 흐름에 변화는 없을 것이란 견해도 있었다.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은 신학기 시작을 앞두고 이주 수요 증가로 인한 전세가격 상승, 보육시설 이용료 등이 가격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설을 앞둔 점도 다른 시기 대비 명백한 물가상승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전·월세는 2년 만기 구조로 급격한 금리 하락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추세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물가 바스켓 내 전세가격은 시중 전세가격을 약 1년 정도 후행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결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더 커질지가 물가 전망을 좌우할 수 있다"며 "아직 미·중 무역협상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중국 무역수지도 부진한 상황에서 글로벌 둔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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