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이 국고채 50년물 입찰 참여를 두고 보험사와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보험사와 자산운용사가 주축이 돼 열린 장기투자자 협의회에선 보험사 관계자들이 기획재정부에 장기물 국고채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일부 보험사는 더 나아가 기재부에 국고채 50년물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늘려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과 공제회 채권 운용역들은 그러나 현재와 같이 절대금리가 낮은 상황에선 초장기 국채 투자 유인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연기금 입장에선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정적 이자수익이 보장돼야 국고채 50년물 매수에 나설 수 있는데, 현재는 20년물 이상 구간의 국고채 금리가 역전돼 있어서다.

전 거래일인 지난 18일 기준으로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2.036%, 30년물 금리는 2.010%, 50년물 금리는 2.000%다.

연기금 운용역은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으로 규제 관련 수요가 있는 보험사와 비교할 때 연기금은 초장기채 입찰 참여와 관련해 시각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금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시장 전체의 듀레이션이 확대되는 데 대응하는 선에서 국고채 50년물 신규 물량을 매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공제회 운용역은 "보험사 외에 국민연금 등 대형 연기금, 우정사업본부 정도가 국고채 50년물 실수요자"라면서 "연기금의 경우 금리 레벨을 봐 가면서 입질하는 것이 현실적 투자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기재부는 2월부터 격월로 회당 5천억 원 안팎 규모로 국고채 50년물을 시중에 내놓을 계획이다. 필요하면 3월과 9월에 추가 발행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다음 달 50년물 입찰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만기 격차가 큰 5년물을 발행하는 주간에 50년물을 찍으면 상호 간섭을 줄일 수 있어 설 연휴 다음 주가 유력하다.

기재부 국채과 관계자는 "2월 국고채 50년물 발행 규모를 검토 중으로 아직 많이 찍는다, 적게 찍는다는 방향성을 정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금은 작년 12월 국고채 발행 전에 만나 수요를 체크하는 등 주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금리 부담이 있어 보험사보다 입질 규모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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