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실적이 급감하면서 연초부터 수출 상황이 불안하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257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4.6% 급감했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7.5%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욱 확대됐다.

수입은 9.5% 줄어든 273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16억 달러 적자였다.

관세청은 조업일수와 반도체 수출 감소, 전년 동기의 해양생산설비 등 선박 수출에 의한 기저효과 영향 때문에 수출 실적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그간 수출을 견인해 온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이 수출 실적 감소를 이끄는 것으로 나타난다.

반도체는 1년 전보다 28.8% 급감했고, 석유화학 제품과 선박은 각각 24.0%와 40.5%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2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반도체 수출은 연초 들어 더욱 가파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27.2% 급감했었다. 20%대 감소세를 지속한 셈이다.

다만, 승용차(29.0%)와 무선통신기기(8.1%), 자동차부품(0.2%)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미국(16.9%)과 EU(유럽연합, 4.0%), 싱가포르(2.7%) 등은 증가했고, 중국(-22.5%)과 베트남(-15.1%), 일본(-9.0%), 중동(-38.1%) 등은 감소했다.

반도체발(發) 수출 감소에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공동으로 민관 합동 수출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미중 통상마찰이 여전한 가운데 반도체 시황이 악화하고 전체 수출 실적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 점을 고려해 민관이 공동 대응에 나서려는 차원이다.

산업부 장관이 주재하고 주요 부처 차관급이 참여하는 수출전략회의는 처음이다.

성윤모 장관은 "선진국 경기와 세계무역 성장세 둔화, 반도체 시황과 국제 유가 하락 등 대외 수출여건이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민관 합동 총력 수출지원체제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출전략회의를 범부처 수출 컨트롤타워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통상교섭본부장이 수출통상대응반을 통해 수출 상황도 수시로 점검할 예정이다.

우리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거시경제 전반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호승 기재부 1차관은 지난 1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 관련 협회 관계자 등과 별도로 간담회를 하고, 반도체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별도로 반도체 시장 상황을 챙겨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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