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국내 자산운용사도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선진국 주식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은 21일 운용자산 규모 등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국내 운용사를 대상으로 내달 15일까지 선진국 주식 위탁 운용기관 신청서를 받는다고 밝혔다.

서류 심사와 프레젠테이션(PT) 등의 절차를 거쳐 3월 중에 선진국 주식을 맡길 운용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위탁 규모는 총 3천억 원이다.

한은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5∼10곳의 자산운용사에 직접 연락해 참여 의사를 확인할 계획"이라며 "상반기 안에 실제 운용이 되도록 몇몇 기관을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은 외자운용원은 외환 보유액을 위탁받아 선진국 주식에 투자하는 운용기관으로 외국계 자산운용사만을 쓰고 있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가 늘어나고 투자대상 범위가 확대하면서, 국내 운용사의 해외운용 역량이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실제 해외 자산 운용 규모는 2014년 52조 원에서 지난해 11월 말 11조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과거 국내 운용사의 해외 주식투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주로 활용했다가, 이제는 개별 주식에도 투자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2012년 중국 위안화 주식투자 시 국내 운용사를 위탁 운용기관으로 선정한 데 이어, 작년부터는 외화채권 매매 기관에 국내 증권사를 포함했다.

이번 국내 자산운용사 선정 방침도 국내 자산운용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 금융산업 발전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셈이다.

한편, 한은은 2017년 말 기준 외화자산의 80.9%를 직접 운용하고 있다. 나머지 19.1%는 글로벌 자산 운용기관 등에 위탁해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에 투자 중이다.

외화자산은 예치금(6.8%)과 정부채 등 채권(84.6%), 주식(8.6%)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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