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 당선되면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21일 더케이호텔에서 회원사 임시총회를 열고 박 당선자를 제18대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 선출했다.

박 당선자는 이날 오후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이취임식을 하고 3년간의 저축은행중앙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저축은행중앙회장 공모에 역대 최다인 7명의 후보가 지원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던 만큼 새 회장에 대한 저축은행업계의 기대감도 크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의 이미지 개선과 규제 완화 등이 새 회장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꼽고 있다.

2011년 부실 사태 이후 급격하게 나빠졌던 저축은행들의 이미지는 최근 고금리 예금상품과 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바뀌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8천513억원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3.6% 증가했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저축은행들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익은 1조 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에 이순우 전임 저축은행중앙회장 역시 올해 최우선과제로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회복을 꼽았다.

그는 신년사에서 "올해도 최우선과제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저축은행이 될 수 있도록 업계에 대해 믿음을 한 단계 더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아직도 저축은행에 대한 시선엔 고금리 대부업체나 다름없는 곳이라는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저축은행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박 당선자는 정통 관료 출신으로 금융당국과 소통에 대해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박 당선자는 행정고시 26회로 25회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한기수 후배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최고금리 인하의 영향은 금리 인하 단행 후 1년이 지나야 나타나는 만큼 올해부터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은 지역 서민 중심의 금융이라는 설립 취지 때문에 저축은행이 속한 권역에서 기업과 개인 대출이 전체 대출의 일정 비율을 넘어야 하는 권역별 의무대출 비율 목표가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은행처럼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어 권역별 의무대출비율은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들어 수도권과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이익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권역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만 해도 비수도권 저축은행 순이익은 수도권 저축은행 순이익의 42% 정도였으나 올해는 4분의 1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

또한, 수익성 유지가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면서 저축은행들은 현재 다른 금융사에 비교해 지나치게 높은 예금보험료율에도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예금보험료율은 은행 0.08%, 보험과 금융투자사 0.15%, 저축은행 0.40% 수준으로 저축은행은 다른 금융사 대비 최대 5배나 높은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저축은행들이 대형화되면서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광고에서도 규제를 받고 있어 광고에 대한 규제 완화 요구도 이어질 전망이다.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불공정 시비 등 잡음에 대한 내부 화합 역시 당선자가 신경 써야 할 부문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심층 인터뷰 후 중앙회장 선거 최종 후보로 확정한 이후 자진 사퇴 후보자가 발행하는 등 잡음이 생겨났다.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던 한이헌 전 국회의원이 면접에서 현직 저축은행 대표인 한 회추위원으로부터 연봉 삭감 통보를 받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사퇴했다.

이에 저축은행중앙회 노조가 한이헌 후보자의 사퇴로 공정성 훼손이 증명됐다며 회장 선거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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