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신(新) 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달러화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건들락은 20일(현지시간) 투자전문지 배런스가 개최한 '2019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많은 사람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를 예상했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중앙은행의 정책과 달러의 상관관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향후 18개월가량의 시계를 두고 시장이 예측하는 중앙은행 정책 방향성에 따라 통화 가치가 움직이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건들락은 "올해 연말과 내년으로 갈수록 시장의 예측이 변화하는 데 따라 달러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작년까지만 해도 당초 계획대로 네 차례 금리인상에 나섰으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건들락은 "연준은 올해 두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하지만, 시장은 사실상 한 차례도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내 생각에 연준은 이미 항복(capitulation)의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달 초순부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강화되는 것을 사실상 기존 스탠스에서 물러난 것으로 해석한 셈이다.

파월 의장은 연초부터 올해 통화정책을 상황에 따라 빠르고 유연하게 조정할 준비가 돼 있고, 물가가 온건하다면 경기 상황 전개를 지켜보며 금리 정책에 인내심을 보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건들락은 연준의 이런 스탠스 전환으로 올해 금리인상이 제한되고, 이에 따라 달러도 지속적인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점쳤다.

현재 포지션이 지나치게 달러 강세에 쏠린 점도 지적됐다.

건들락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부터 누적된 달러 강세 포지션은 현재 지난 2016년 연말 수준으로 올라왔다. 지난 2016년 연말은 달러가 고점을 찍고 대폭 하락세를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건들락은 이 외에도 미국의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의 증가도 달러 약세와 극단적인 상관성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말 기준 미국 국가부채는 22조 달러까지 늘었다.

달러 약세 흐름 속에서도 그는 채권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예산 문제가 잠재적으로 미국 국채 커브를 급격한 스티프닝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건들락의 예상이다.

그는 "나는 5년 만기 또는 그 이상의 채권에 대해서는 전혀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단기물에 머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비용이 낮으면서도 평균 만기가 1~4년가량인 미국 국채 펀드를 추천한다"고 권했다.

특히, 정크본드에 대해서는 즉각 빠져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건들락은 달러 약세 기조 속에 신흥국 증시는 아웃퍼폼을 보이는 연관성이 있다며, 아이쉐어즈 MSCI 신흥시장 ETF 등을 추천했다.

그는 "금도 추천하는 상품"이라며 "작년 중순 금 가격이 온스당 1,196달러를 보일 당시 매수 포지션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금을 비롯한 광범위한 원자재 시장은 올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건들락은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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