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가 꺾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수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둔화함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증하는 양상이다.

또 중국 당국이 부양책을 통해 경기를 떠받치겠지만, 기본적으로 경기 경착륙 우려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들어 1,124원대에서 1,128원대로 급하게 뛰었다.

역외 위안화(CNH) 환율을 비롯해 주요 통화와 다른 움직임이었기 때문에, 원화 고유 원인에 따라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역외 투자자들의 달러 롱 베팅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9시쯤에 발표된 이달 1∼20일 수출 실적이 좋지 않은 영향에 원화 약세 흐름이 나타났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외환시장의 한 참가자는 "달러-원 환율이 레인지 상단 격인 1,125원을 넘어서면서 롱 플레이가 가속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관세청은 1월 1∼20일 수출이 257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6% 감소했다고 밝혔다.

가격 하락 여파에 반도체 수출이 28.8%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감소(-8.3%)한 데 이어, 본격적으로 반도체 수출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시장 관심이 많았던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4%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망치(5.3%)를 웃돈 5.7%를 나타냈다.

지표가 나오기 전까지 달러-원과 달러-위안 환율은 상승했지만, 오전 11시 지표가 나오고서는 오히려 하락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지식재산권 협의에서 진전이 없다는 외신 보도에 오전 달러-원이 상승했지만, GDP가 나오고서는 밀렸다"며 "중국 경기 둔화는 기정사실이고,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수출업체들이 1,120원대 후반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다"며 "1,130원대는 올라야 주문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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