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최근 레인지 흐름을 벗어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130원대에 오른 이유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위안화 및 원화 약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논란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이 중국에 유리할 것이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도 반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은행권의 한 트레이딩 부장은 22일 "달러-위안 환율이 6.8위안으로 오르는 과정을 반영하지 못했다가, 한 번에 올라왔다"며 "미·중 협상은 중국의 대미흑자를 줄인다는 게 요지"라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반도체 부진으로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순 달러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 대비 약세로 흐르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중국 국내총생산(GDP) 지표도 시장 예상에는 부합했지만,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없으면 여전히 경착륙 우려가 있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미국 시간) 한 외신은 중국이 미국산 상품 수입을 1조 달러 늘려 2024년 대미 무역 흑자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추는 계획을 제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더 나아가 2년 안에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것을 중국 측에 요구했다.

다른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주가가 뛰고 달러 강세 흐름도 강력하다. 미국 국채 금리도 오른다"며 "작년 12월 주가와 달러가 많이 떨어졌는데, 그 부분이 되돌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지난주 중국이 무역 흑자를 제로로 줄인다는 보도 직후, 일시적으로 위안화 강세 흐름이 나타났다가 바로 약세로 갔다"며 "강한 달러로 가는 과정으로 전부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미·중 무역분쟁이 과거와 다른 패턴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는 "작년만 해도 무역분쟁이 달러 약세냐 강세냐 논란이 많았는데, 중국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점 때문에 달러 강세로 정리됐다"고 운을 뗐다.

이 전문가는 "그동안 무역분쟁 완화는 기계적으로 위안화 및 원화 강세를 만들었다"며 "이제는 무역협상 내용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의 한 참가자는 "어제 미·중 협상에서 지식 재산권 문제에 진전이 없다는 보도에는 위안화와 원화가 약세로 움직였다"며 "이 부분은 시장이 알던 정상적인 작동경로"라고 말했다.

이 참가자는 "투자 심리에 따른 리스크 온·오프로 보기보다 달러 강세 측면에서 방향을 읽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외브로커들은 22일 달러-원 1개월물이 지난밤 1,130.75원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1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8.10원) 대비 3.75원 오른 셈이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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