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최정우 기자 =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투어 해외로 나가는 가운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는 운용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간 국내 금융회사 중 해외로 나가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수탁고는 4조4천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말 수탁고가 1천102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년 만에 40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도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인도법인 수탁고는 2013년 이후 2014년 말 2천925억원, 2015년 말 5천460억원으로, 2016년 말 1조1천547억원에서 2017년 말 2조4천852억원으로 매년 두 배에 가까운 폭풍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현지 40개 운용사 중 수탁고 순위 기준 16위, 주식형펀드 기준으로는 13위 수준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인도시장 진출 초기에는 현지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형 펀드를 판매했고, 최근에는 주식·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 외에 부동산·벤처투자 등을 판매하며 투자자산 유형을 확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인도법인이 수탁고가 급격히 늘며 현지화에 성공했다"며 "골드만삭스도 제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KB자산운용도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기존에 운용 중인 중국 펀드 운용을 위한 리서치조직이 중심이다.

현재 법인장과 현지인 한 명이 주재하고 있으며, 향후 인력을 늘리기 위해 전문가 영입을 고려 중이다.

또 계열사인 KB증권 상하이 사무소와의 협력도 강화 중이다.

한화자산운용도 싱가포르, 중국 천진 등에 진출해 본사 펀드와의 시너지를 강화 중이다. 해외 법인이 진출해 현지 리서치 기능을 수행하다 보니 투자처 발굴에 유용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한화운용 관계자의 설명이다.

싱가포르 법인에서는 설정액 300억원 규모의 한화베트남레전드펀드와 한화아세안레전드펀드 등을 위탁 운용하고 있다.

또 중국 천진에 한화투자관리유한공사를 설립하고 본사와의 시너지를 도모 중으로, '한화중국본토펀드' 등이 대표 상품이다. 해당 펀드는 최근 1년간 999억원 이상의 설정액 증가를 이뤘으며 연초 이후 3% 내외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밖에 현재 베트남 진출을 위한 시장 분석 단계에 있고, 중국에서도 펀드 운용 라이선스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한국 금융사가 해외 진출한다고 해도 해외 진출한 한국 기업들만 대상으로 영업하거나 현지화를 제대로 못 해 손해만 본 케이스들이 여럿 있다"면서도 "그래도 은행이 먼저 나가고, 이제 금투업계서도 많이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보니 운용사 중에서도 실적이 괜찮은 곳들이 속속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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