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지난해 우리 경제 성장이 정부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정부 소비가 성장률을 지탱할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2일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가 전기대비 1.0%, 전년동기대비 3.1%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성장률은 2.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로 확장하면 지난해 우리 경제는 2.67% 성장했다. 2.7%에 조금 미치지 못한 숫자다.

그런데도 성장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2.6%대 초반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 서프라이즈 성장을 기록한 원동력은 정부 소비였다.

정부 소비는 전기대비 3.1% 증가했다. 물건비 및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예상외 호조를 보였으나, 이 역시 정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는 비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2% 늘었다. 정부의 SOC 예산이 투입된 셈이다. 설비투자 역시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3.8% 증가했는데, 정부 부분에서 군 수송 장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올해 성장도 정부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올해 예산을 작년 대비 9.5% 늘릴 것으로 발표하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 기대감이 크다.

재정정책은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뚜렷하지만, 지속성이 낮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장참가자들은 정부 재정정책이 기업의 투자 활성화 등으로 선순환되면서 경기 활력을 살리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올해도 성장률 방어를 위해 애쓸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정부 지출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재정지출이 아니었다면 성장률 둔화 폭이 클 수도 있었다"면서도 "지난해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세수가 많이 걷혔고, 정부재정 운신의 폭이 커진 게 지출 확대로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들어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제를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올해 경제는 중국 경제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은 재정이 튼튼하고 다른 나라보다 운신의 폭이 있어서 성장률의 장기추세 이탈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홍남기 부총리가 오늘 아침, 경제성장률이 작년 수준으로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건 재정지출 확대를 시사했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 추가경정예산까지도 고려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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