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최근 미국이 불황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지만 오판이라는지적이 나왔다.

씨티그룹의 숀 스나이더 투자 전략 헤드는 21일(미국시간) 마켓워치 기고에서 불황이 다가오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세 가지 핵심 지표가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올해 성장세가 둔화해 연말께 성장률이 2%대로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경기 침체의 시작으로는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러 지표가 이런 전망을 지지하는데 ▲수익률 곡선(일드커브) ▲실업 보험 청구 ▲신용 여건이 대표적인 증거라고 스나이더 헤드는 설명했다.

그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웃돌아 커브가 뒤집힌 경우 10개월 뒤 주가가 고점을 찍은 다음 6개월 후에 불황이 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침체하기 6개월 전에 증시가 최고조에 다다른다는 얘기인데 현재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미국 증시가 지난해 10월에 고점을 새로 썼으므로 과거 패턴대로라면 당장 오는 4월에 불황이 찾아와야 하지만 이는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운 시나리오다.

스나이더 헤드는 게다가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했으나 아직 역전되지 않았다며 증시가 커브 역전 이후에 고점을 찍으므로 상승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수익률 곡선이 반전된 네 번의 사례를 분석했을 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고점에 다다르기까지 평균 19.7%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안겨준 바 있다.

씨티그룹은 올해 말 S&P 지수가 지난 18일 종가 대비 6.7% 높은 2,850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스나이더 헤드는 실업 보험 청구자 수를 봤을 때 노동 시장이 여전히 탄탄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매주 발표되는 실업 보험 청구자 수는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빠른 선행 지표로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은 경우 어김없이 보험 수당을 청구하므로 정확도도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불황 진입 단계에서 해고가 발생하므로 대개 보험 청구자 수가 늘어난다며 21만3천명으로 5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숫자가 꾸준히 증가할 경우 우려되겠지만 현재로선 극도로 적은 데다 안정적인 상황이란 게 그의 견해다.

이어 스나이더 헤드는 기업 신용 여건이 경제 성장을 시사한다면서 연준 설문조사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업 및 공업 기업의 신용 상태가 탄탄하고 은행들도 자금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스나이더 헤드는 기업 신용 여건은 9개월 뒤 국내총생산(GDP)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며 올해 미국 경제가 원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 하방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스나이더 헤드는 아직 경기 침체를 예상하기엔 이르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도 금리 인상을 주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세장은 늙어 죽지 않고 연준에 의해 죽는다는 옛말이 있는데 연준의 온건한 태도가 강세장의 수명을 늘려준다고 그는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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