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1bp 하락한 2.732%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4.1bp 내린 3.054%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5bp 떨어진 2.576%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7.2bp에서 이날 15.6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마틴 루서 킹 데이로 하루 휴장했던 미 국채시장은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 성장 둔화 경고에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 점차 상승폭을 키웠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6.6% 성장하며 28년래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무역 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

중국은 유럽은 물론 다른 나라의 경제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는 중요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잇따른 부양책에도 중국이 더 줄어드는 성장을 막는 데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했다.

다소 풀리는 듯했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은 다시 팽팽해졌다.

미국이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인도를 캐나다에 공식 요청했고,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또 미국이 지적재산권 문제 등으로 이번주 예정됐던 무역 기획 회의를 취소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짙어져 뉴욕증시도 큰 폭 하락했다.

피치 솔류션의 분석가들은 "가장 큰 위험은 약한 경제 펀더멘털을 통해 취약한 시장이 실질 경제로 파고들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렇게 되면 글로벌 성장과 통화 정책 전망에 상당한 하향 위험을 가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R.W 프레스프리치앤코의 래리 밀스테인 채권 기관 트레이딩 대표는"협상이 깨지면 무역 전쟁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추가 관세, 미국과 중국 경제의 후퇴는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록크릭 인베스트먼트의 아프사네 마샤예케 베슬로스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무역과 정부 셧다운, 경제와 정치 상황을 보면 이런 불확실성은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BMO 캐피털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브렉시트와 미국 셧다운, 중국소식 등 세 가지 악재가 정점을 찍고 있다"며 "시장은 정치적인 상황에민감할 수 밖에 없고 정치에 따라 등락이 좌우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힐 전략가는 "기존주택 판매가 매우 부진했는데, 다양한 종류와 지역에 걸쳐 모두 나빴기 때문에 우려된다"며 "주택 시장 약세는 주목되는 부분 중 하나인데, 주식시장 변동성과 소비자 심리가 나빠지고 있어서 모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최장기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역사적으로 셧다운은 경제성장률(GDP)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소비자와 기업의 낙관, 장기 지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PGIM 채권의 나탄 쉬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셧다운 비용은 GDP 관점에서 주당 10~15bp에 이를 수 있다"며 "소비자와 기업 신뢰를 해칠수 있고,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급하게 줄이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지적도 미 국채 값 상승을 지지했다.

중국이 미 국채 보유분을 매각할 위험이 크다고 보는 애널리스트는거의 없지만, 무역협상 진행 상황에서 투자 심리를 달랠 수 있다.

지난주 계속되는 매도에 미 국채가 싸졌고, 트레이더들에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으로 수익률이 올라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EAB 인베스트먼트의 알님 홀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2.70%에서 기꺼이 자산을 다각화할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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