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상장사들의 감사보고서 제출 시기가 다가오면서 투자자들 사이 경계감이 높아졌다. 일부 종목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것이라는 우려에 근거 없는 소문에도 민감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상장폐지 위험 종목 리스트가 담긴 지라시(증권가 정보지)가 돌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아직 제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일부 종목이 '의견 거절'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도 요동쳤다. 지라시에 언급된 일부 코스닥 종목은 전일 주가가 급락세를 연출했다.

매년 봄이 가까워져 오면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을 중심으로 상장폐지 위기감이 고조되고는 한다.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이나 미제출 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의 영향으로 회계감사가 깐깐해지며 업계에서는 감사 의견거절을 받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자진 상장폐지 종목이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등을 제외하고 회계 관련 이슈 등으로 상장폐지된 종목은 17개였다.

갑작스러운 상장폐지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가장 컸다.

상장폐지된 종목들은 정리매매 기간 손절 물량이 몰리며 주가가 급락했고, 이들의 정리매매 마지막 날 시가총액은 500억원이었다. 소액주주 수만명이 보유한 주식이 휴짓조각이 된 셈이다.

지난해 상장폐지된 종목 중 규모가 큰 편에 속한 성지건설은 6천700여명의 주주들이 상장폐지 직전까지 지분을 보유했다. 정리매매 기간 이 종목의 시가총액은 1천100억원가량 줄었다.

신텍의 경우 바이오 등 각종 테마를 타고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 사이 주가가 두배로 급등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7월 초에 상장폐지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도 확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회사가 4년 연속 적자로 곧 관리종목에 편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주가가 급락했고, 이 회사가 홈페이지에 직접 해명하는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단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것 자체가 기업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는 신호이고, 이로 인한 주가 급락 등은 고스란히 투자자 부담이기 때문에 근거 없는 소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보유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는 상황을 피하려면, 자본잠식인 회사나 2년 이상 적자 지속인 회사,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