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신용카드처럼 통장 잔액 없이 결제되는 페이가 출시되는 등 간편결제 서비스가 진화하면서 결제시장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가 수수료 인하 후 카드사들의 마케팅비 축소를 독려하고 있지만 제로페이와 케이뱅크 페이 등 경쟁 서비스 등장에 오히려 마케팅 부담은 커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신용카드처럼 통장에 잔액이 없어도 결제가 되는 페이 서비스인 '케이뱅크 페이(케뱅페이)'를 출시했다.

기존 계좌이체 기반 간편결제는 잔액 안에서만 쓸 수 있었지만 이번 서비스는 마이너스통장 방식의 '쇼핑머니 대출'을 결합해 잔고가 없어도 결제가 가능하다.

그동안 신용카드의 장점으로 꼽혔던 여신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앞으로 정부주도의 제로페이와 함께 결제시장 확대를 위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만 20세 이상에 신용등급 1∼8등급이면 누구든 쇼핑 머니 대출을 신청할 수 있어 간편하게 소액 사용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호응이 예상된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기대감도 크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케뱅페이는 사용할 때마다 이자를 내야 하므로 신용카드보다는 부담이 크다.

실제 케뱅페이의 대출금리는 출시일 기준 최저 3.75%, 최고 13.35%다. 이자는 일별 대출 사용금액에 따라 발생한다.

대출한도는 신용등급에 따라 100만원, 300만원, 500만원까지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의 경우 결제일을 잘 맞추면 최대 한 달간 무이자 대출은 받은 것과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마이너스통장처럼 이자 비용을 따로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케이뱅크는 초기 시장 확대를 위해 쇼핑 머니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연말까지 50만원 한도에서 무이자 혜택을 주기로 했다.

결국 케이뱅크가 마케팅 비용을 들여서 신용카드와 경쟁을 하는 구도가 됐다.

결제서비스는 한번 이용을 시작하면 사용패턴이 크게 바뀌지 않는 만큼 신용카드사들 역시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경쟁자인 정부주도 제로페이 역시 카카오페이와 KT 등 15개 결제사업자가 추가로 참여를 신청하면서 본사업 시작을 위한 준비가 탄력을 받고 있다.

시범서비스 초기에는 가맹점 확보에 어려움이 컸지만 16개 밴 사업자가 참여를 신청하면서 기존에 나타났던 단점들도 해결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에 마케팅비를 줄이라고 압박하며 수수료 인하를 결정했지만, 경쟁 서비스들 등장에 그냥 손 놓고 있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전일 국무회의를 열고 신용카드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연 매출 5억~10억원 규모는 1.4%, 10억~30억원 가맹점은 1.6%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우대수술료를 적용받는 가맹점은 262만6천개로 올해 1월 기준 전체 가맹점의 96%를 차지한다.

shj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