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오는 2020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수주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적자를 이어온 국내 전기차 배터리 부문도 이르면 내년부터는 제조사 모두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23일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내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규모는 지난 2016년과 비교해 4배 이상 확대된 110GWh의 총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5년 뒤인 2025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총출하량이 350~1천G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내년부터 전기차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배터리 물량 선제 확보에 나섰다.

증권업계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누적 수주잔고가 지난해 말 기준 LG화학 65조~70조원, 삼성SDI 40조~50조원, SK이노베이션 35~40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작년 한 해에만 100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LG화학은 폭스바겐과 다임러, 르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현대·기아차 등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는 폭스바겐과 BMW, 르노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한편 지난해엔 재규어랜드로버의 수주도 따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는 다임러와 기아차가 사용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폭스바겐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판매가격 인상과 수요 확대 등으로 이르면 내년까지 모두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에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흑자전환했을 것으로 기대됐다. 또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내로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수익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오는 2020년부터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중국시장 진출도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지원을 등에 업은 현지 배터리 업체의 공세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순위가 다소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향후 업계 순위 재편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기준 4위, 삼성SDI는 6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배터리 시장은 예상보다 더 과점적이고, 중국 후발 배터리 업체들의 추격이 더딘 모습"이라며 "미국의 중국 첨단산업 견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는 중국 후발 업체의 추격을 늦추고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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