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셧다운(부문 업무정지)이 정치권의 대치로 한 달을 넘긴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이 별도 예산안을 상원 표결에 각각 부칠 예정이라 향후 셧다운이 종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NN은 22일(현지시간) 양원이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분점된 상황에서 개별 예산안이 양원을 통과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향후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에서는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정리했다.



◇ 상원, 공화당 위원들의 반란

상원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다.

그동안 셧다운 장기화를 우려해온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공화당) 상원 의원이나 수잔 콜린스(메인·공화당) 상원 의원 등이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나 백악관에 반기를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머코스키는 의회가 셧다운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줄곧 비판해온 인물로 그와 같은 다소 온건한 인물들이 셧다운 종결을 위해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게 CNN의 판단이다.

의석 분포상 공화당 의석은 현재 53석으로, 법안 통과에 필요한 6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양당 모두 상대와의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57억 달러 규모 장벽 건설 예산을 포함하고, 다카(DACA·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를 3년 연장하는 방안을 포함한 법안을 2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같은 날 상원은 민주당이 지지하는 임시 예산안을 표결에 부친다. 이는 오는 2월 8일까지의 예산을 담은 것이다.

CNN은 매코널은 정치적 인물로 콜린스나 콜라라도의 코리 가드너와 같은 인물들이 셧다운 장기화가 2020년 자신들의 재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압박해온다면 매코널이 반응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공항의 긴 대기 줄…여론 악화 가능성

셧다운으로 공항의 보안검색을 위한 대기 줄이 길어지면서 여론이 악화할 경우 양측이 타협에 나설 가능성이다.

볼티모어·워싱턴 공항은 지난 주말 검색대 한 곳을 폐쇄했고, 휴스턴 부시 국제공항 검색대도 부분 폐쇄됐다. 마이애미국제공항도 6개 터미널 가운데 1곳을 폐쇄했다가 다시 열었으나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외신들은 미국 내 대형 공항에서는 보안검색 시간이 1시간 넘게 걸린다는 불평이 접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셧다운으로 교통안전청(TSA) 소속 공항 보안검색 요원의 결근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CNN은 애틀랜타와 시카고 같은 주요 중심도시의 공항이나 정치인과 언론인이 집중된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이나 JFK 공항, 워싱턴 레이건 공항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보안에 구멍…최악의 상황

보안에 구멍이 뚫리는 것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교통안전청(TSA) 인력이 부족해지고, 비밀경호국의 업무가 제한되며, 슈퍼볼과 같은 대형 이벤트에 참석하는 주요 인사들의 경호 등이 영향을 받는다면, 누군가가 이를 국가 안보를 침해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이와 같은 재난적 상황에서는 정부는 즉각 셧다운을 종료하고, 정치적 양극화가 현실 세계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신입 민주당 의원들의 재선 우려

하원에 새로 입성한 민주당 의원 23명이 재선을 우려하고 돌아설 경우다.

CNN은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셧다운 이후 이들을 완전히 통제해왔지만, 셧다운이 장기화하면서 이들은 재선 가능성을 염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국민은 장벽 건설을 반대하고 셧다운의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으로 돌리고 있지만, 지역별로는 상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펠로시 하원 의장이 당을 장악한 상황에서 이는 조만간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CNN은 예상했다.



◇ 국가 비상사태 선언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할 가능성이다. 이 경우 정부는 며칠 내 다시 정상화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국경지대를 방문하기에 앞서 "우리가 (장벽 건설 예산 합의에서) 이겨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976년 제정된 '국가 비상사태법(National Emergencies Act of 1976)'에 따라 대통령은 국가적 위기 발생 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자신에게 부여된 '행정 권한'을 확대할 수 있다.

백악관은 국경장벽 건설 비용 조달을 위해 육군 공병단에 재해복구지원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줄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 경우 대통령은 의회 승인 없이 기승인된 국방부 등의 예산을 끌어와 장벽 건설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 트럼프, 스스로 포기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성향을 고려할 때 막판에 트럼프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셧다운에서 장벽 건설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이를 포기한 바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을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지지율이 어디까지 가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셧다운 공방이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트럼프 간의 비방으로 전환되면서 다소 자신에 대한 비판에 민감한 트럼프가 펠로시에 대한 적대감으로 스스로 포기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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