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엔화는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은행(BOJ)이 물가 전망치를 하향하고, 수출입 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가운데 주요 통화에 하락했다.

중국 당국의 유동성 투입 소식도 위험 선호 심리를 부추겨 엔화 약세에 일조했다.

23일 한국시간 오후 3시 7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전장 뉴욕대비 0.226엔(0.21%) 상승한 109.637엔을, 유로-엔 환율은 0.41엔(0.33%) 오른 124.62엔을 기록했다.

달러-엔과 유로-엔 환율의 상승은 엔화가 각각 달러와 유로에 대해 하락했다는 의미다.

장 초반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로 강세를 보였던 엔화는 중국의 유동성 투입 소식에 약세로 돌아섰다.

이달 30~31일 예정된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이번 주로 예정됐던 무역 협상 사전 기획 미팅을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그런 회동 자체가 계획된 바 없다며 이달 말 류허 중국 부총리와의 고위급 회담은 취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중국이 중기대출프로그램(TMLF)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투입했다는 소식에 위험 선호 심리가 확산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신규 도입한 TMLF을 통해 일부 상업은행 등에 2천575억 위안(약 42조6천883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TMLF은 인민은행이 지난해 민영 기업과 소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을 용이하게 하려고 도입한 대출 프로그램이다.

이 소식에 위안화와 호주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역외에서 거래되는 달러-위안은 이 시각 전장 뉴욕대비 0.0215위안(0.32%) 하락한 6.7919위안을,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0.0017달러(0.24%) 상승한 0.7135달러에 거래됐다.

엔화는 일본의 경제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고, BOJ가 물가 전망치를 하향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일본의 작년 12월 수출(속보치)은 전년 대비 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하락률은 2016년 10월 이후 가장 컸다. 12월 수출은 시장이 예상한 1.9% 감소를 밑돌았다.

12월 수입은 전년 대비 1.9%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3.7% 증가를 밑돌았다.

같은 달 무역수지는 553억 엔 적자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 297억 엔 적자를 웃돌았다.

지역별로는 대(對)미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고, 대중 수출은 7.0% 줄었다. 아시아에 대한 수출도 6.9% 감소했다.

작년 무역적자는 1조2천30억 엔으로 2015년 이후 3년 만에 일본의 무역수지는 적자로 돌아섰다.

BOJ는 이날 정책금리를 기존대로 동결하고, 금리를 당분간 낮은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도 유지했다.

BOJ는 이와 별도로 2018회계연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0.9%에서 0.8%로, 2019회계연도 전망치는 1.4%에서 0.9%로, 2020회계연도 전망치는 1.5%에서 1.4%로 각각 낮췄다.

BOJ가 물가 전망치를 하향한 후 달러-엔은 오름폭을 소폭 확대했다. 그러나 이는 시장이 예상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엔화 움직임은 크지 않았다.

한편, 이날 뉴질랜드달러가 분기 물가상승률이 깜짝 반등한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뉴질랜드 통계청은 작년 4분기 CPI가 전분기대비 0.1% 올랐다고 발표했다. 보합(0.0%) 수준을 예상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뉴질랜드달러-달러 환율은 이 시각 전장 뉴욕대비 0.0059달러(0.88%) 상승한 0.6779달러를 기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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