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영국 브렉시트 협상 기간이 늘어나거나 제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일부 투자자가 파운드화의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21일 브렉시트 2차 계획안인 '플랜 B'를 꺼내든 이후 파운드화 가치는 강세를 보였다. 메이 총리의 플랜 B는 1차 브렉시트 협상안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분위기였지만 이날 통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파운드화는 올해 들어 유로화 대비 2.1%, 달러화 대비 1.2% 오르게 됐다.

에르메스 투자운용의 세이커 누세이베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이 보기엔 어떤 옵션도 섣불리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시장은 이제 하드 브렉시트는 의제에서 빠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메이 총리가 영국 의회의 불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은 것에도 투자자들은 들떴다"며 "일부 투자자는 영국 자산에 대해 더 낙관하게 됐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러셀 라스칼라 글로벌 외환 트레이딩 공동 총괄은 "파운드화를 둘러싸던 이 같은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지난 몇 달간 활동하지 않던 투자자들도 시장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연기금과 보험회사, 기업들이 영국 주식과 정부채를 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FTSE250 주가지수는 올해 들어 7.5% 올랐다. 영국 중견기업까지 포함하는 해당 지수는 영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파운드화 가치가 오를수록 더 오른다.

반면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면 약세를 보이는 FTSE100 지수는 올해 상승률이 3.25%에 불과하다. 해당 지수는 글로벌 대기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

신문은 다만 모든 투자자가 파운드화에 낙관적인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뉘버거 베르만의 우고 란시오니 통화 부문 총괄은 "이런 논쟁이 나오는 것 자체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고 영국 경제가 이런 불확실성으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픽텟 자산운용의 니콜레이 마르코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메이 총리가 플랜 B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은 다소 실망스럽다"며 메이 총리가 두 번째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가능성을 배제한 것도 아쉽다고 지적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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