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따내기 위한 물밑 경쟁의 막이 올랐지만 지난 2015년 1차 인가전 때와 달리 흥행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인가심사 설명회 참석 인원이 3년 반 전보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벌써 김이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금융감독원 대회의실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를 듣기 위해 약 120명이 모였다.

핀테크 기업 13곳을 비롯해 일반기업 7곳, 금융회사 21곳, 비금융지주 3곳, 법무법인 5곳, 회계법인 3곳, 시민단체 3곳 등 총 55곳이 참석했다.

이미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네이버, NHN엔터테인먼트 등은 예상대로 참석자 명단에서 빠졌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의사를 철회한 인터파크는 설명회에 참석했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을 공식화한 키움증권, 교보생명, SBI홀딩스도 참석자 명단에 포함됐다.

키움증권의 대주주인 IT서비스 업체 다우기술 관계자도 설명회장을 찾았다.

은행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 하나은행,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 등이 관심을 보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각 업체가 참석 여부 공개에 동의하지 않고 있어 명단을 모두 공개하긴 어렵다"며 "설명회를 직접 찾지 않은 기업 중에 법무법인을 대신 보낸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 장소인 금감원 대회의실은 참석자들로 붐볐지만, 2015년 7월 1차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와 비교하면 흥행 열기가 뜨겁지 않았다.

당시에는 90여 개사에서 250여 명이 참가 신청을 했지만, 실제 참석 인원은 300명을 훌쩍 넘었다.

280석 규모의 금감원 강당 아래층 좌석이 모자라 위층 자리까지 개방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금융당국은 이번 설명회를 통해 2015년 예비인가 당시 평가 배점표의 틀을 가급적 유지하면서 일부 평가항목 배점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주구성, 사업계획의 혁신성, 포용성, 안정성 등을 중점적인 평가항목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아울러 자본금 규모가 크지 않거나 컨소시엄에 ICT 기업이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인가심사에서 반드시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병칠 금감원 은행총괄팀장은 "자본금 최소 요건인 250억 원만 넘으면 사업계획에 맞춰 자본금에 대해 평가를 할 것"이라며 "만약 니치마켓(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곳이 있다면 굳이 자본금이 많이 늘지 않아도 사업 영위가 가능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아닌 기업의 경우에는 핀테크를 할 수 있는 기술만 있다면 정보통신업을 하지 않아도 폭넓게 평가할 수 있다"면서 "핀테크와 전혀 관련이 없는 기업끼리 컨소시엄을 만들면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그간 온라인 Q&A 페이지에 접수된 문의와 설명회에서 수렴된 의견 등을 바탕으로 이달 말 평가 배점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새로운 인가 매뉴얼을 최종적으로 확정해 게시할 계획이다.

예비인가 신청은 올해 3월 중 일괄적으로 접수한다.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는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도 포함된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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