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IBM 등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위험회피 완화 속에서 증시에 연동해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무역협상과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우려와 베네수엘라 사태 등을 주시하며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서 낙관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면서도 "우리는 중국과 협상을 매우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도 3월 1일까지 양국이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무역 협상 낙관론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미 셧다운 관련 우려는 지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의회 국정 연설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이에 즉각 반발하는 등 양측 갈등이 증폭됐다.

하셋 위원장은 3월까지 셧다운이 지속한다면 1분기 성장률이 '0%'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부가 문을 다시 열면 성장에 미친 악영향은 곧바로 회복될 것이라면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양당이 각각 마련한 예산 관련 법안을 다음날 상원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그러나 어느 방안도 실행되기는 어려우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1월 제조업지수가 전월 마이너스(-) 8에서 -2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4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1.14포인트(0.70%) 뛴 24,575.6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0포인트(0.22%) 오른 2,638.7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41포인트(0.08%) 상승한 7,025.77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주요 기업 실적과 미·중 무역협상 및 미 행정부 부분 폐쇄(셧다운)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IBM은 클라우드 부문 호조로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8% 이상 급등했다.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와 프록터앤드갬블(P&G) 등 다우지수에 포함되는 다른 주요 기업도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킴벌리 클라크 등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도 있었지만, 관심이 쏠린 주요 기업의 성적표가 우려보다 잘 나오면서 안도감이 형성됐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72.9%가 시장의 순익 기대를 앞질렀다.

다만 매출의 경우 실적 발표 기업 중 58.7%만 기대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불확실성이 다소 커진 상황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이 적극 방어하고 있지만, 양국이 기술탈취 문제 등 근본적인 사안에 대한 이견이 여전하다는 보도들이 꾸준히 나온다.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은 다보스 포럼 연설에서 "각 국가의 독립적인 기술관리 모델과 공공 정책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글로벌기술 거버넌스에 동등한 참여의 기회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왕 부주석이 특정 행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품 구매 제한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문제 관련 자문을 하는 마이클 필스버리 허드슨 연구소 중국전략센터 소장이 단기간에 양측이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전일에는 미·중 실무진 회의가 취소됐다는 일부 보도와 미국의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신병 인도 요청 계획 등이 시장을 압박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지속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주초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중국 성장률도 199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날 종목별로는 IBM 주가가 8.5% 급등했다. P&G는 4.8%,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는 5.4% 각각 올랐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41% 상승했다. 필수소비재도 1.17% 올랐다. 반면 에너지는 1%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우려보다는 나쁘지 않은 실적이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라디언트 인베스트먼트의 제레미 브라이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업 실적을 매우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긍정적인 수준"이라면서 "실적 성장이 느려지더라도 멈추지는 않을 것이란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15% 하락한 19.5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3bp 상승한 2.755%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4bp 오른 3.068%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5bp 상승한 2.59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5.6bp에서 이날 16.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위험회피 심리가 다소 물러난 가운데 뉴욕증시도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하자 미 국채 값은 전일 급등분 일부를 되돌렸다.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무역 긴장 우려가 줄어든 데다, 중국의 추가 부양 조치 전망에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줄었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고, 추가 부양 조치 기대를 높였다.

미국이 다음 주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예비 성격의 논의를 이번 주 하기로 했다가 취소했다는 보도를 미국 백악관은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국과 협상을 매우 잘하고 있다"는 낙관론을 반복했다.

TD증권의 프리야 미스라 금리 전략 대표는 "중국이 국내 성장과 관련해 높은 압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모두 최근 시장 변동성, 경제 성장 둔화 우려 때문에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스라 대표는 "어느 쪽도 관세 인상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는 33일째에 접어들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별도 예산안을 상원 표결에 각각 부칠 예정이라 향후 셧다운이 종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각각의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할 만큼 충분한 지지를 얻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더 건설적인 대화를 끌어낼 수 있는 한 단계로의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 전략 대표는 "공화당과 민주당은 예산안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것 같다"며 "최소한의 성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스라 대표는 "셧다운 때문에 많은 경제 지표가 보류되고 있는데, 2월에도 지속하면 투자자들은 최근 경제 활동의 방향을 알기 위한 신호를 찾아야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위 지표는 아니지만 글로벌 경제 둔화와 무역 긴장 고조가 미국 산업 활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엿볼 수 있어 관심을 끈 리치먼드 연은의 제조업지수는 시장 예상보다는 좋았다.

다만 지난달 급격하게 하락한 뒤, 둔화를 가리키는 마이너스 상태를 2개월 연속 유지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말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로, 일주일 전의 13%에서 감소했다.

반면 올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14%에서 21%로 상승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61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411엔보다 0.199엔(0.1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82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520달러보다 0.00305달러(0.27%)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77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4.21엔보다 0.56엔(0.45%)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7% 내린 96.118을 기록했다.

일본은행(BOJ)이 통화 정책을 유지한 영향으로 달러는 엔화에는 강세를 나타냈지만, 무역협상 우려와 경제 둔화 전망 속에서 다른 통화에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무역 긴장, 셧다운, 성장 둔화,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 요인이 다수여서 달러 등 주요 통화는 매우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BOJ는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고, 더 어두운 글로벌 성장을 전망했다. 12월 수출이 예상보다 더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낮췄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시장 분석가는 "다른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BOJ도 경제에 더 많은 하락 압력을 봤다"며 "BOJ가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낮춘 것은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어떤 낙관도 없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모야 분석가는 "인플레이션 하락을 막을 방안이 BOJ에는 거의 없고, 유가가 안정세를 나타내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민 트랑 선임 외환 트레이더는 "BOJ는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이 내려갈 수 있다는 위험을 인정했다"며 "물론 이런 점은 엔화 약세 재료가 된다"고 지적했다.

트랑 트레이더는 "무역 분쟁과 긴장, 셧다운, 내년 글로벌 성장 등의 요인은 더 명확한 방향을 보이기 전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셧다운은 33일째에 접어들었다.

트랑 트레이더는 "셧다운 때문에 투자자들은 불안함을 느낀다"며 "한 방향으로 과도한 포지션을 잡는데 전보다 더 주의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소시에테 제네럴은 "달러가 연초 플래시 크래쉬 이후 점차 올랐지만, 달러-엔에 숏 포지션을 잡을 시기"라며 "달러 대비 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것도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북미 외환 전략 대표는 "지난해 달러 강세 촉매 중 하나는 무역 긴장이었는데, 달러를 둘러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달러가 약해질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 스탠리의 한스 레데커 글로벌 외환 전략 대표는 "지난 9일 저녁 이후 나타난 달러 반등은 완성됐다"며 "미국 경제 지표가 금리에 민감한 주택이나 기업 투자 등의 분야에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온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 참여자들은 유로존 경제에 늘어나는 위험을 ECB가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MUFG의 리 하드만 외환 분석가는 "ECB가 성장을 우려하는 글로벌 흐름에 동참할 것"이라며 "이 점이 달러를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화는 무질서한 노딜 브렉시트를 막으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에 달러 대비 0.92% 상승했다. 하드 브렉시트보다는 브렉시트 협상 기한 연장, 2차 국민 투표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BK 애셋의 캐시 리엔 외환 전략 이사는 "시장은 하드 브렉시트 전망을 완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정치적 위험이 남아있고, 명확한 경로를 시장에 보여주지 않는다면 변동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9달러(0.7%) 하락한 52.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경기 상황과 이에 따른 원유 수요 전망을 주시했다. 베네수엘라 정국도 주요 변수로 떠 올랐다.

중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가 꾸준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주초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성장률은 6.6%로 199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우려를 자극했다.

중국 경기 둔화는 원유 수요 감소 우려로 직결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등 주요 기업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비교적 큰 폭 올라 출발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하면서 반락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 장기화에 대한 부담도 지속했다.

셧다운이 33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는 29일로 예정된 의회 국정 연설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즉각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는 등 양쪽의 갈등이 지속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협상 관련 기술탈취 문제 등 근본적인 사안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베네수엘라 정국이 급변하는 점은 원유 가격 변동성을 자극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하는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정권 퇴진운동의 선봉에 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하고 시위대를 이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지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마두로 정권이 물리력을 행사할 경우 다양한 옵션이 시행될 수 있다면서, 원유 관련 추가 제재 가능성 등도 언급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과 미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 등은 단기적으로 유가에 상승 재료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마두로 정권이 퇴진하고 친미 정부가 수립될 경우 원유 생산이 회복되면서 유가에 하락 재료가 될 것이란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베네수엘라 정국을 주시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등 정치적인 이슈가 유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에브히섹 쿠마르 수석 에너지 연구원은 "미국의 산유량 증가와 함께 미·중 무역협상, 미국의 부채 한도 도달 가능성 등이 유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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