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새해 들어 은행주의 목표주가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늘어나는 성과급에 희망퇴직 비용까지 더해지며 지난해 4분기 은행권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은행주들이 지난달 52주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자 증권사들도 목표주가와의 괴리율 조정에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은행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사례는 총 20건에 달했다.

상향 조정한 경우는 전무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가장 많이 하향 조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6만6천만원에서 5만5천원으로 17% 낮췄다. KB증권과 이베스트증권은 5만원으로 각각 13%와 12%씩 하향했다.

미래에셋대우는 6만2천원에서 5만8천500원으로 6% 내렸다.

판관비와 충당금 비용을 반영한 당기순이익 전망치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지만, 탄탄한 펀더멘털에도 주가 괴리율이 커진 게 원인이 됐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지난 8일 3만4천75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월 24일 기록한 52주 최고가가 5만4천300원이었음을 고려하며 일 년 새 30% 넘게 하락한 셈이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기업은행에 대한 목표가 하향조정도 이어졌다.

KB금융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8만1천원에서 6만7천원으로 18% 내렸다. 미래에셋대우도 7만5천원에서 7만500원으로 6% 조정했다.

예상보다 늘어난 성과급과 희망퇴직 규모, 계열 손해보험과 증권사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신한지주도 한국투자증권이 18%, 키움증권이 5% 목표주가를 낮췄다.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그룹 내 차지는 기여도가 큰 카드사가 어려운 업황을 겪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KB금융은 지난달 11일 4만4천200원으로 52주 최저치를 경신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14일 3만8천100원에 거래되며 52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자영업자 금융지원 및 관리 강화방안'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는 계기가 됐다.

기업은행이 1조8천억원 규모의 초저금리 자영업 대출 프로그램과 2천억원 규모의 자영업자 카드매출 연계 대출을 올해 1분기 내 발표하기로 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속출하자 증권사들이 기업은행의 목표주가를 10% 안팎으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퇴직비용을 이유로 SK증권이 2만2천원에서 2만원으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DGB금융지주도 희망퇴직 비용을 고려해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이달 들어 목표주가를 각각 14%와 8% 낮췄다.

BNK금융지주도 케이프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15% 내렸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늘어난 판관비와 충당금이 원인이 됐다.

한 증권사 은행업 연구원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은행주들이 큰 조정을 받으면서 좀처럼 반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주가 눌림 탓에 괴리율이 높아져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 금융당국의 규제로 대출자산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사회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을 위한 비용도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주가가 눌린 상황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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