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과거와는 다른 셧다운…美연준도 자유롭지 못해
<뉴욕은 지금> 과거와는 다른 셧다운…美연준도 자유롭지 못해
  • 곽세연 기자
  • 승인 2019.01.2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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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미국 경제는 여러 어려움을 헤치고 항해하는 배와도 같다. 배가 위험해지지 않도록 정부는 셧다운을 끝내야 한다"(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세계 무역 상황이나 정부 셧다운을 볼 때 현재 정치나 정책 불확실성은 1970년대 이후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2020년 경기침체가 찾아올 수 있다"(아프사네 마샤예케 베슬로스 록크릭 인베스트먼트 CEO)

미국 연방정부의 부분폐쇄를 뜻하는 셧다운이 33일째에 접어들었다.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고 역사적으로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아 별일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파장은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비용 이견으로 단기지출 예산 연장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작년 12월 22일에 셧다운은 시작됐다.

국토안보부, 내무부, 상부부, 농림부 등 9개 부처가 셧다운에 들어갔으며 전체 예산의 75%를 차지하는 국방부, 노동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의 예산은 통과돼 정상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서만 2018년 1월 20일~23일(3일간), 2018년 2월 9일(1일)에 이어 세 번째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인 1995년 12월 5일~1996년 1월 6일(21일) 기록도 훌쩍 뛰어넘었다.

하원과 상원의 대립각은 여전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셧다운 책임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 만남이 완전히 시간낭비라며 회담 중간에 뛰쳐나오기도 했다.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는 경고도 했다.

설마 했던 셧다운이 예상외로 길어지고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월가에서도 경고음이 나온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셧다운이 1주일 지날 때마다 분기 GDP 성장률(연율 기준)이 0.025~0.05%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셧다운의 직접 영향에 있는 연방정부 공무원은 약 80만 명. 전체 공무원의 약 35% 수준이지만, 필수 인력을 제외한 무급휴가 조치 대상 직원은 38만 명(17%)에 불과하다.

셧다운에도 국경 경비, 항공관제, 경찰, 전력망 유지 등 필수서비스는 업무를 지속하고, 급여는 셧다운 해제 후 후불로 지급한다.

과거 2013년 10월, 17일간의 정부 전면 폐쇄(무급휴직 규모는 80만명)로 당시 4분기 GDP 성장률은 0.3%포인트 감소했다. 이를 대입해보면 이번 셧다운의 매주 GDP 성장률 하락 폭은 약 0.06%포인트로 추정된다.

백악관도 셧다운이 지속하면 1분기 경제가 0%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했다.

큰 그림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경제 현장의 고통은 시작됐다.

38만명이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갔고, 이미 지난 12일부터 급여를 받지 못했다.

이미 모기지를 감당하지 못한다거나, 무료급식소를 방문하는 미국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세기 만에 최저인 실업률에도 저축액이 적은 미국인은 무방비 상태로 셧다운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나쁜 경기에 주가 등으로 금융시장마저 좋지 않아 경제 심리는 취약한 상태다. 이번 달 해야 할 2018년 세금 환급 업무마저 지연되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 여력이 더 제약될 수 있다.

통화 정책도 셧다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셧다운 여파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연준은 지표 의존적을 선언했고, 셧다운 영향권인 4분기, 1분기 GDP 지표에는 먹구름은 끼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그 영향은 지표에 꽤 명확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우려했다.

연준의 나침판이 돼야 할 경제지표는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경제 상황 판단 자체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지난 16일에 나왔어야 할 12월 소매판매 등이 나오지 못했다. 오는 30일로 예상되는 지난해 4분기 GDP 1차 잠정치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일괄타결이나 장벽건설 이슈 제외보다는 단기타협 가능성이 높지만, 시점은 알 수 없다.

최근 치킨게임 양상에 여론이 경색됐고, 셧다운 파급효과가 가시화될 경우 양쪽 다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 더 장기간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희망섞인 전망도 나온다.

지표가 더 나빠지거나 금융시장이 더 동요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나 정당 지지도가 변할 경우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걱정은 또 있다. 셧다운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정부 부채 한도(3월 1일), 정부 장기지출예산 한도(10월 1일) 상향조정 등에도 차질을 빚는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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