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망에도 암운이 짙어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메모리 가격이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다시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4천3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로 32% 급감했다.

매출은 9조9천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3천979억원으로 각각 13%, 27.6% 줄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5조원 이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44.6%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7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어닝 쇼크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작년 4분기에 5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다소 낙관했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분위기도 다소 조심스러워졌다.

지난 8일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조8천억원으로 7분기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들고 오면서 반도체의 '다운 턴'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4조5천억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실적이 작년 4분기 타격을 받은 이유는 수급 일치 상황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4분기 D램 출하량은 3분기보다 2%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ASP) 역시 11% 내렸다. 낸드 출하량은 10% 늘었으나, 가격이 21% 떨어지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다.

당초 상반기에 거래처들의 재고조정이 끝나면 하반기부터 반도체업황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시들한 상태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 서버용 D램 계약 가격이 전 분기보다 20% 넘게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디램익스체인지는 15% 정도 하락을 점쳤다.

1분기에는 20%, 2분기에는 10% 정도 가격이 내릴 것이라는 게 디램익스체인지의 전망이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올해 연간 가격 하락률은 50%에 육박할 것"이라며 "재고 문제가 적절하게 해소된다면, 서버용 D램 가격 하락은 하반기에 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글로벌 업황은 국내 수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8.8% 급감하기도 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구조 때문에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2.3%대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내릴 것으로 비관하기도 했다.

이순학 한화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D램 재고조정이 맞물려 고객사들이 구매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재고조정은 2분기 중반 정도에 마무리되고 수요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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