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김대도 강수지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4%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도 2.7%에서 2.6%로 내렸다.

그렇더라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기준 금리를 인하할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주열 총재는 24일 기준 금리를 1.75%로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전망치 하향 조정은 국제 유가의 큰 폭 하락에 기인한 것"이라며 "정부의 복지 정책 강화에 따른 영향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성장세 약화를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낮췄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은 2년 전 잠재성장률을 2.8∼2.9%로 추정한 바 있다"며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6∼2.7%는 잠재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경제구조나 인구구조, 생산성 변화 등을 종합적 참고해 추정하기 때문에, 잠정 GDP는 해가 갈수록 변하게 돼 있다"며 "일반적으로 경제 규모가 확대되고 경제가 선진화할수록 잠재성장률 수준이 낮아지는 추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아직 완화적이라며, "지금 기준 금리 인하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 경기는 둔화하고 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수출은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 올해 1월 들어서도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며 "다만 물량 기준으로는 견고한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가격 하락은 분명히 경상수지 흑자 폭을 줄이는 요인이고, 하락 추세가 오랫동안 지속하면 분명히 경상수지에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작년보다 상당 폭 하락했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 우려는 과도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도 우리 경제는 비교적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7월 금통위 소수 의견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있다는 지적에, 이 총재는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런 의혹이 나온 것 자체도 가볍게 보지 않는다"며 "통화정책 관련 내용이 사전 유출됐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의혹이 제기된 만큼 보다 경각심을 갖겠다. 이 문제를 가볍게 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장단기 금리 차이가 좁혀지고 있더라도, 이를 관리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이후 장단기 금리 차이가 준 것은 인상 기대를 선반영한 부분이 일부 되돌려진 측면이 있고, 12월에는 국제금융시장도 크게 불안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익률 곡선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다른 나라 사례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수익률 곡선을 인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그는 "실물과 금융의 괴리라는 표현을 쓴다"며 "지난주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고, 아무래도 시장이 너무 과하게 반응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가계부채는 대외 평판에 부담이 되는 수준까지 누적돼서는 곤란하다면서, 현재는 그런 수준에 가까워졌다고도 우려했다.

그는 "단기간에 가계부채를 해소하기 대단히 어렵다"며 "인구구조의 변화, 실물자산 보유 성향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다. 장기적 시각에서 지속적이고 일관된 대응 노력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오는 7월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한은 기준 금리 인상 효과를 약화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중 잔액 기준 코픽스의 비중은 10% 수준으로 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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