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행사 문제를 논의한 결과 반대 의견이 더 많이 나왔지만, 최종 결론은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반대 의견을 비판하고 나서는 등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참고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행사 여부와 행사 범위를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23일 회의를 열어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대상으로 주주제안을 통한 이사해임, 사외이사선임 정관변경 요구 등 경영참여형 주주권행사 여부를 논의한 결과 부정적 의견이 더 많아 이를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에 대해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걸림돌이 되어선 곤란하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한진 사태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한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방향과 수준을 가늠할 중대한 사안이었음에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스스로 주주권행사를 포기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과거처럼 의결권만 행사할 것이라면 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며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행사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선 이같은 비판 여론을 감안할 때 기금운용위원회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의견과 다른 결론을 내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금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과 주주권 행사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는 점 등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참여형 주주권행사에 대한 반대 의견이 다수 나온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는 그러나 조양호 회장 일가가 '땅콩 회항' 사건 등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조 회장이 각종 사익 편취,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점을 고려할 때 기금운용위원회의 최종 결정은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와 범위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참고해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논의·결정할 사항이라며 국민연금이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주주권을 행사할 것이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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