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자본비율 상향을 위해 표준등급법과 내부등급법 병행 산출을 시작했다.

약 1년간 병행 산출 후 자본비율 산출 방식을 표준등급법에서 내부등급법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다.

우리금융이 자본비율을 내부등급법으로 산출할 경우 자본비율이 개선되고 인수·합병(M&A) 여력이 커지게 된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주사 출범 후 표준등급법과 내부등급법으로 각각 자본비율 산출을 시작했다.

공식적으로는 표준등급법을 사용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내부등급법으로도 자본비율을 산출하는 것이다.

우리금융이 이처럼 병행 산출을 하는 것은, 내년 초 내부등급법 적용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자회사 자산에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적용해 자본비율을 산출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특성을 반영한 내부등급법이 아니라, 금융권 전체 표준인 표준등급법을 쓰면 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위험가중치가 높아지고 자본비율은 하락한다.

단순한 평가 방식의 변경만으로 우리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3.8%포인트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BIS 비율이 낮으면 인수·합병(M&A)용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부담되고, 위험자산이 많은 금융회사를 사들이기도 어렵다.

내부등급법 적용을 위해서는 최소 1년간 시범 산출을 하며 금융감독원의 사전 점검을 받은 후 미비 사항이 발견되면 개선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후 금감원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으면 내부등급법으로 자본비율을 산출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적용으로 자본비율이 개선되는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대형 M&A에 나설 계획이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가 최대 과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지난 14일 우리금융 출범식 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 부문 M&A를 과제로 꼽으며 "만약 올해 인수를 못 하면 공동으로 지분투자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일단 다른 회사와 같이 지분을 투자한 뒤 내부등급법 전환 문제를 해결해 지분비율이 높아지는 내년에 추가로 지분을 늘려 인수하는 방안이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다만 당초 원했던 대로 내부등급법 적용 시기를 올해로 앞당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금융을 예외로 인정해 내부등급법 적용 시기를 앞당기려면 관련 규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규정에 따르면 최소 1년간 내부등급법을 시범 산출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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